80년대 오락 휴대전화로 즐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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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서울 서초동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윤모(43) 변호사. 1980년대 초반 사법시험을 준비하며 대학 도서관에서 밤늦게 공부할 때 그에게 가장 큰 즐거움은 준 것은 오락실 게임 '갤러그'(★)였다.

그는 요즘도 '갤러그'를 즐긴다. 하지만 이번엔 휴대전화를 통해서다. 매일 고객을 만나거나 재판정에 들어가야 하는 바쁜 변호사 생활이지만 자투리 시간이 날 때마다 휴대전화로 무선인터넷 게임에 접속해 추억을 되새기며 머리를 식힌다.

추억의 오락게임들이 휴대전화에서 부활하고 있다. SK텔레콤 등 이동통신서비스 3사는 10~20년 전 오락실에서 유행했던 추억의 게임들을 똑같이 만들어 무선인터넷에서 제공하고 있다.

30~40대를 중심으로 인기도 높다. 게임을 휴대전화에 내려받을 때 돈이 들지만 한번만 다운로드 받으면 추가 비용없이 무제한 사용할 수 있다.

◇어떤 게임 있나=SK텔레콤의 '추억의 오락실'(80년대 게임)에는 보글보글.갤러그.방구차.바머맨.배틀뱅크.팩맨.패닉.달마도장.퍼즈닉 등 아홉개가 올라 있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SK텔레콤에 올라 있는 5백여개의 게임 중 '보글보글'이 하루 1천여건의 다운로드 횟수로 10위에 랭크됐다. 갤러그는 15위, 방구차는 18위다.

KTF의 '오락실 게임'에는 갤러그.인베이더.방구차.문패트롤.테트리스 등이 있다. KTF는 독특하게 랭킹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저장용(비네트워크) 게임을 한 후, 실시간으로 자신의 점수를 네트워크 상에 올릴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갤러그 게임에서 1만점을 얻은 사람이 있다면 자신의 점수를 네트워크에 올려 다른 갤러그 이용자들과 순위경쟁을 할 수 있다. 다른 사람과 점수 경쟁을 할 수 있는 재미를 추가한 것이다.

KTF 이현정 과장은 "추억의 게임들이 요즘 나오는 게임에 비해 다루기가 쉬워 내려받는 이용자가 많은 것 같다"면서 "오락실에서 즐기던 게임에 대한 향수가 있는 30~40대들의 이용빈도가 높다"고 말했다.

LG텔레콤은 현재 약 5백20개(다운로드형 자바게임 4백50개, WAP게임 70개)의 게임을 제공 중이다.

이중 핸펀BnB(크레이지 아케이드).갤러그.1942.퍼즐버블.테트리스.포트리스.헥사.강진축구.벽돌격파.인형뽑기.워터 크래프트 등 약 10여개의 오락실 게임을 제공 중이다. LG텔레콤 이중환 대리는 "퍼즐버블, 핸펀BnB 등 추억의 게임이 다운로드 게임 중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LG텔레콤은 오는 20일까지 '추억의 유명 게임 이벤트'를 마련, 오락실 게임으로 인기를 누렸던 갤러그, 퍼즐버블을 다운로드 받은 고객 중 각 게임당 점수 랭킹 상위자에게 노트북.MP3.무료통화권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요금과 이용방법=요금은 이동통신서비스 3사가 거의 비슷하다. 게임을 내려받을 때 게임당 1천5백~2천5백원의 정보이용료를 내야 한다. SK텔레콤의 경우 정보이용료는 게임당 평균 1천5백원이다.

게임당 9백원 가량의 무선인터넷 패킷(데이터 양의 단위) 요금이 추가된다. NATE에 접속해 게임 존으로 들어가고 PC/온라인/오락실게임으로 들어가면 된다. 그후 '추억의 오락실'을 선택하면 갤러그 등이 나온다.

KTF는 게임당 다운로드 비용으로 2천~2천5백원을 내야 한다. 랭킹팩에 올릴 경우나 순위를 확인할 경우 한건에 약 10원의 무선데이터 요금이 부과된다.

LG텔레콤 이용방법은 무선인터넷 이지아이에 접속해 게임/노래방으로 들어가고 다운로드 게임에서 원하는 게임을 선택해 내려받으면 된다. 사용료는 2천원.

김동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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