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년 베스트셀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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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68년중 미국출판계는 3만 여종의 신간을 냄으로써 사상 가장 풍요한 수확을 거뒀다. 교과서와 전문서적 및 축소판이 포함되지 않은 이 어마어마한 수의 책 중에는 물론 저자의 어머니 외에는 전혀 거들떠보지 않을 졸작도 있겠지만 반대로 엄격한 기준으로 봐도 수작에 속하는 것도 상당히 많았다.
첫째 전기류를 살펴보면「버트런드·러셀」경의 자서전 제2권이 나왔다. 이 책은 그의 철학적 사색의 심화기인 1914∼44년 사이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이밖에 작가의 것으로「마이클·홀로이드」가 쓴 2권으로 된「리튼·스트레치」의 전기, 「에드워드」조 이후의 영국을 그린「V·S·프레체트」의『문앞에 세운 택시』그리고「조지·오웰」의 서한집이 나왔다.
「야이·미르달」의『부실한 유럽인』, 「앙드래·말로」의『반회고록』영국판 등도 큰수확이었다.
월남전에 관한 책으로는「워싱턴·포스트」지의「사이공」특파원「워드·저스트」가 쓴『종말여하?』와「프랑스」기자「장·라코투르」가 쓴 『호지명의 전기』가 손꼽을 만한 것이었다. 특히「저스트」기자의 저서는 월남전의 파국의 필연성을 설득력 있게 기술한 보기 드문 수작이었다.
『정오의 암흑』으로 널리 알려진「아더·케슬러」는『기계에 내재한 잡귀』라는 제목의 작품을 통해서 인간의 생영학적 속성을 우습광스러울 정도로 복잡하게 살펴나가면서 결국 인간은 생화학을 통해 자멸의 운명에서 구제될 수 없겠는가 라는 질문을 던진다.
소설계에서는 작품자체로서 이정표가 될 만한 것은 없었지만 몇몇 일급작가들이 그런 대로 체면을 유지할만한 작품들을 내어놓았다.
가장 관심을 끈 것은 영국작가「존·업다이크」의『부부』였다. 이 작품에서 작가는 현대인의 절박한 공허감 과거의 절망에 가까운 동기로 추구되는 부부관계 및「에로틱」한 부정이 묘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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