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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의 포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신년 초하루부터 「이스라엘」과 「아랍」은 포화를 주고받았다. 작년의 「6일 전쟁」 이후 두나라 사이엔 「미니 전쟁」 (뉴스위크지 표현)이 그칠 날이 없었다.
지난 「크리스머스·이브」엔 「베들레헴」에 「예수」 탄생이래 최초로 최고의 중무장을 한 「이스라엘」군이 잠복했었다. 천사들이 「평화의 사도」가 지상에 온 복음을 알리던 『목자의 들』에도 기관단총을 멘 군인들이 서성거렸다. 「아랍」의 동맹국인 「팔레스타인」은 성지 순례자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엄포를 놓았던 것이다. 그렇지만 성탄절은 사고 없이 지나갔었다.
구약성서의 「창세기」를 보면 「유태」 민족의 조상인 「이삭」과 「아랍」 민족의 조상인 「이스마일」은 「아브라함」의 아들로 형제이다. 말하자면 「피를 나눈 사이」인 것이다. 「이슬람」이라는 말은 「귀의하다」, 「평화에 의지하다」는 어원을 갖고 있다. 「유태」인과 「아랍」인은 인류 고고학상 『같은 인조이며, 「셈」족에 속한다』는 주장이 유력하다. 오늘날의 「저널리즘」이 말하는 「숙명적인 적대 관계」와는 거리가 너무도 멀다.
그후에 역사는 좀 달라졌다. 30세의 패기 만만한 소장청년 「예수」는 자신이 「유태」인이었지만, 「유태」교의 오류를 가차없이 꾸짖고 비판했었다. 「야웨」의 신전 앞에서 그는 겉만 번지르르한 건물을 뽐내는 「유태」 교도들을 비웃었다. 「유태」인들이 「예수」를 살해한 것은 그를 배반자로 보았기 때문이다. 「유태」인은 그후 「예수」를 죽인 민족으로 천대를 받았다.
65년, 「바티칸」공 의회가 『「유태」인은 「그리스도」를 죽인 책임이 있다』는 2천년의 굴레에서 그들을 풀어준 것은 흥미 있는 일이다. 「유태」인을 잠재적인 죄의식에서 해방시켜 그들을 평화의 고향으로 돌려보낸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유태」인의 「이스라엘」국은 여전히 공격적이며 「아랍」권 역시 그들에 대한 증악감을 조금도 풀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은 「아랍」과의 전승 후에도 미국에서 50대의 전투기를 사들였으며, 소련도 역시 「아랍」권에 이를 훨씬 능가하는 군수물을 공여했다. 「전투기 2백대」설도 있다. 최근의 양국은 군비 경쟁의 「모델」처럼 되어 있다.
그것에부 채질이라도 하듯이 「아랍」의 「테러리스트」들은 「아테네」에까지 나타나 「이스라엘」인을 기습하고, 「이스라엘」은「레바논」「베이루트」의 국제 공항에 나타나 상대국 시민을 기습하고 있다.
원시적 「감정 전쟁」의 악순환은 역사의 산물도, 숙명의 소치도 아니다. 냉전의 유물이 아직도 꿈틀거리고 있는 것이다. 냉소를 자아내는 역사의 장난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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