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는 「쇼」 아니니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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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국회의원 사직서를 낸 유진오 신민당 총재는 의원 회관의 「유진오 의원 사무실」은 곧장 철수했으나 국회 본관에 있는 신민당 총재실 철수 문제는 결정을 짓지 못하고 있다.
유 총재는 사표를 낸 지난 12월31일 국회 안의 총재실도 철수하려 있으나 김영삼 총무는 『국회 안의 총재실은 국회의원 유진오 사무실이 아니고 제1야당 대표 사무실인 만큼 철수할 필요가 없다』고 만류.
유 총재는 『김 총무 말이 옳기는 하지만 남의 행동을 선의로 받아들이지 않는 정치 풍토라서 어떤 사람들은 내가 국회 안에 사무실을 가졌다해서 유 아무개의 의원 사직은 「쇼」가 아니냐고 헐뜯을까봐 걱정스럽다』고 말하면서 『사무실 철수는 당 간부들과 상의해보고 철수 않기로 하게 되면 비서실장 등 현 인원만은 모두 철수시켜 관리를 총무에게 맡겨야겠다』고….
6년 동안 셋방살이를 해온 공화당은 올해를 「당사 짓는 해」로 정하고 중앙당사를 비롯한 각 시·도 당사를 모두 마련할 계획이다.
지난해까지 공화당은 강원, 경북, 전·남북, 충남 등 5개 도당 당사를 짓거나 사들였는데 올해에는 서울 경기 부산 경남 충북 제주도당의 셋방살이를 면하고 중앙당사는 장충동의 반공연맹 근처 대지 약 2천평을 불하 받아 5층의 현대식 건물을 짓기로 했다.
지금 소공동에 있는 당사는 건물 주인인 효성물산 측으로부터 여러 차례 비워 달라는 독촉을 받아 오는 가을까지는 새 당사로 살림을 옮겨 비워주기로 약속을 했다는데 『문제는 당사 건립비로 쓸 당원들의 성금을 어떻게 거두느냐에 있다』고 당 간부들은 머리를 짜고 있다.
한동안 잠잠했던 국회의원들의 저서 출판이 새해에 들어서면서 몇권 몰려 나올 모양.
「메디컬·센터」에 입원했던 이효상 의장은 정계에 발을 들여놓기전 경북 문리 이대학장 시절부터 손을 댄 「예술과 도덕」 「유의 철학」 「존재론」 등 5권의 방대한 외서를 「한솔 철학 총서」로 번역을 끝내 곧 출판할 예정이며, 김용순 의원 (공화)은 외국 기행문과 논문 몇편을 엮고 있다.
또 김재순 의원 (공화)은 6년간의 당 대변인 생활을 회고하는 책을 쓰고 있으며 김용태 의원 (무)이 월남과 대만 방문을 계기로 동남아의 방위 문제를, 김상현 의원 (신민) 이재일 교포 80년사를 집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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