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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호, 8회 연속 월드컵 진출 했지만 ‘찜찜’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한국 축구가 8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의 대기록을 썼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순간 환호는 나오지 않았다. 후텁지근한 날씨처럼 찜찜한 본선 진출이다.

한국은 18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의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0-1으로 졌다. 같은 시간 열린 또다른 경기에서는 우즈베키스탄이 카타르를 3-1로 물리쳤다. 한국은 4승2무2패(승점 14)로 우즈베키스탄과 동률을 이뤘으나 골득실(한국 +6, 우즈베키스탄 +5)에서 겨우 앞서 조 1위를 차지했다. 본선 직행 티켓은 조 2위까지 얻을 수 있는데, 한국이 더 실점했거나 우즈베키스탄이 골을 더 넣었다면 3위로 밀릴 수도 있었다.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 전까지도 본선행을 확정짓지 한국은 라이벌 이란을 상대로 고전하며 끝까지 체면을 구겼다. 결국 이란과의 상대전적에서도 9승7무11패로 열세를 이어가게 됐다. 아시아에서는 한국·이란·일본·호주가 본선에 직행한다.

최강희 대표팀 감독은 이날 '닥공(닥치고 공격)' 카드를 들고 나왔다. 이동국(전북)·김신욱(울산)·지동원(선덜랜드)·손흥민(레버쿠젠) 등 가용 공격수 4명이 모두 선발 출전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이청용(볼턴)이 17일 훈련 도중 경미한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완성도는 한참 떨어졌다. 박문성 SBS 해설위원은 "전북 선수들은 매일 발을 맞춰 닥공이 되지만 A대표팀은 아니다. 개개인은 좋을지 몰라도 팀 플레이는 전혀 안 됐다"고 꼬집었다. 한국은 지난 우즈베키스탄전과 마찬가지로 김신욱의 머리를 겨냥한 롱볼 위주의 '뻥축구'를 했다.

현장에서 경기를 관전한 김호 본지 해설위원은 "중원에서 경기를 풀어가는 선수가 공격수인 지동원과 손흥민 밖에 없었다. 멤버 구성상 어쩔 수 없기도 하다. 일단 월드컵에는 올라가야 하지 않겠나"며 아쉬워 했다.

전반 거세게 몰아치던 한국은 의외의 일격을 맞았다. 후반 15분 중앙 수비수 김영권(23·광저우 헝다)이 머뭇거리는 사이 이란 공격수 레자 구차네자드가 볼을 빼앗아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벤치에 있던 이란 선수단이 그라운드로 뛰쳐나와 환호했다. 최 감독은 지동원과 손흥민을 차례로 빼고 이근호(28·상무)와 김보경(24·카디프시티)을 투입해 반전을 노렸다. 하지만 끝내 만회골은 터지지 않았다.

울산=오명철 기자 omc102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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