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시아의 자존심' 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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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실대는 붉은 바다 - 한국이 거둔 월드컵에서의 성공은 전문가들을 놀라게했다.
화요일 벌어진 준결승전에서 끝내 독일에 패하기 전까지 한 경기도 지지 않았던 한국이 2002 월드컵에서 일으킨 돌풍은 아시아 축구를 전례없던 고지로 끌어올렸다.

세계 랭킹 40위에서 열띤 한국 관중들의 응원을 받은 월드컵 공동 개최국 한국의 대표팀은 축구축제인 월드컵에 예기치 않은 감동을 선사했다.

70년 이상의 월드컵 역사상 이제껏 아시아의 어떤 팀도 준결승까지 진출한 적이 없었다.

게다가 한국은 예측불허의 행동을 거듭하고 공식적으로는 아직까지 한국과 교전상태에 있는 북한에 비해 한 단계 더 올라간 사실에 자부심을 느낄 법하다.

1966년 북한은 영국에서 8강까지 올라갔는데 당시 아시아 팀으로선 최초여서 전세계를 경악케했다.

꿈을 넘어서

한국이 2002 월드컵을 공동개최한다는 결정으로 이번 월드컵 본선에서 자리 하나를 보장받은 상황에서 한국팀이 조별 예선전을 통과할 것이라고 예상한 논평가는 거의 없었다.

한달 전에는 붉은 악마에 대해 들어본 사람이 거의 없었으며 (한국을 뜻하는)'대한민국'과 (한국 승리를 의미하는)'필승 코리아'라는 구호는 아시아의 귀퉁이에 있는 한국을 벗어난 지역에서는 생소한 것이었다.

한국팀이 현재 얼마나 뛰어난 팀으로 자라났으며 또한 얼마나 많이 변했는가.

첫 경기가 있기 전 한국이 내건 꿈은 16강전에 오르는 것이었다.

경기 시작 후 4주가 채 안된 상황에서 한국팀은 그 모든 꿈과 그 이상의 것을 달성하여 축구 강호들인 포르투칼과 이탈리아 또 가장 최근엔 스페인을 고국으로 되돌려 보냈으며 폴란드를 따돌리고 미국과 1-1 동점을 기록했다.

이로써 한국팀은 16강전에서 터키에 패배한 월드컵 공동개최국가인 일본 뿐 아니라 월드컵 본선에 진출해서 모두 초반 조예선 경기에서 패하고 만 아시아 이웃 국가들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중국을 쉽게 뒤로 따돌렸다.

한국은 4강전이 끝날 무렵 붉은 악마의 깃발에 적혀있던 구호대로 '아시아의 자존심'이라는 명성을 제대로 차지한 셈이었다.

SEOUL, South Korea (CNN) / 김내은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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