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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공사 "도로 구조상 어렵고 경제성도 없다" 난색 … 휴가철 앞두고 극심한 정체 불 보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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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천IC 사거리 부근이 톨게이트에서 나오는 차량과 독립기념관, 예술의전당 부근에서 합류하는 차량들로 교통혼잡을 빚고 있다.

수년째 몸살을 앓고 있는 천안지역 주요 외곽도로 교통정체 문제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종합운동장 사거리에 대한 입체화 계획 외에는 정체가 극심한 직산 사거리와 경부고속도로 목천IC 사거리의 경우 해결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천안시가 최근 목천IC 사거리에서 시도 22호선과 국도 21호선을 연결하는 입체화 계획을 세워 한국도로공사와 협의에 나섰지만 도로공사 측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독립기념관과 휴양시설을 방문하는 외지 방문객과 시민들의 불편이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주변에 나들이·체험학습 장소 많아 정체 극심

경부고속도로 목천IC 사거리를 중심으로 천안 도심과 고속도로를 잇는 시도 22호선 구간의 교통정체 현상이 휴가철을 맞아 극에 달할 것으로 우려된다.<2012년 11월 13일 2면, 16일 2면 보도>

휴가철이 아닌 평소 주말과 휴일에도 이 일대는 외지 방문객과 천안 시내에서 나온 차량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도심과 떨어진 외곽도로지만 가족 나들이와 현장체험학습 장소로 인기가 높은 대형 시설이 주변에 많기 때문이다. 독립기념관이 자리해 있고 반대편으로 대규모 휴양시설인 테딘패밀리워터파크와 대형 골프장이 있다. 게다가 최근 들어 천안예술의전당이 휴양시설 내에 들어서면서 공연을 보려는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독립기념관은 한 달 평균 12만여 명이 다녀가는 역사체험 교육장소로 유명하다. 또 인근에는 대규모 캠핑시설도 조성돼 있다. 휴양시설에는 성수기간이 되면 하루 평균 8000여 명의 휴양객들이 찾는다. 천안예술의전당도 주말과 휴일 각각 1회 공연을 기준으로 방문객 수만 2000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교통정체가 극심한 이유는 한정된 도로에 차량이 급증한 점도 있지만 도로 구조상 문제도 정체를 부추기는 원인이다. 경부고속도로 목천IC 요금소와 목천IC 사거리와의 거리가 100여 m에 불과한 데다 천안 도심과 병천을 잇는 시도 22호선이 편도 1차로이기 때문이다.

고속도로에서 나오는 차량과 독립기념관에서 천안 시내로 들어가려는 차량이 목천IC 사거리를 중심으로 쏠리면서 병목현상이 발생하기 일쑤다. 여기에 테딘패밀리워터파크와 천안예술의전당에서 나오는 차량들도 함께 몰리면서 편도 1차로는 수 만대여 대의 차량을 감당하기에는 이미 한계를 드러냈다.

천안시가 지난해 시도 22호선의 교통량을 조사한 결과 하루 평균 2만여 대의 차량이 통행한 것으로 집계됐다. 고속도로에서 독립기념관과 예술의 전당, 휴양시설을 통행하는 차량 을 포함하면 목천IC 사거리를 지나는 차량은 크게 늘어난다.

목천IC 요금소 바로 위에는 시원하게 뚫린 국도 21호선(천안~병천) 고가가 지나간다. 고속도로를 나와 이 도로를 타려면 2㎞ 이상 떨어진 신계교차로까지 가야 한다. 운전자들은 시도 22호선에서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시간을 허비해야만 21호선과 합류할 수 있다. 국도 21호선은 천안시 삼용동과 성남면 화성리를 잇는 10.2㎞ 구간으로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이 1410억원을 투입해 지난 2004년 8월 왕복 4차선으로 완공했다.

경부고속도로 목천 IC. 국도 21호선 고가가 지난다.

103억 사업비 분담도 걸림돌

천안시가 목천IC 사거리 일대에 대한 교통정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사거리에서 시도 22호선과 국도 21호선을 연결하는 입체화 계획을 세웠지만 도로공사 측이 사실상 입체화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는 목천IC 요금소를 400여 m 이전할 경우 입체교차로를 대체할 회전교차로를 설치할 수 있는 여유 공간이 생겨 19일 한국도로공사를 방문해 이와 관련한 협의를 진행했다. 도로공사가 경부고속도록 천안~남이 간 확장사업을 진행하면서 요금소를 당초보다 고속도로 방향으로 이전하는 계획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로공사가 천안시가 제안한 회전교차로 설치 방안을 놓고 자체분석한 결과 요금소를 옮기더라도 인근 도로 구조상 입체화를 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요금소와의 거리 외에도 인근 교차로와의 이격거리가 충분하지 않다는 게 주된 이유다.

또 비용과 편익을 감안한 B/C 분석 결과에서도 수치가 0.52로 나와 경제성도 없다고 판단했다. B/C의 경우 1 이상이면 경제성이 있다는 의미다.

103억원으로 예상되는 사업비 분담 문제도 걸림돌이다. 도로공사는 천안~남이 간 확장사업과 목천IC 입체화 문제는 별개라는 입장이다. 소관 업무도 국도 21호선을 완공한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이 해결해야 한다며 입체화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결론 지었다.

한국도로공사 도로설계팀 관계자는 “도로의 구조물은 국토부가 정한 구조 및 시설기준에 따라 설치하게 돼 있는데 목천IC 사거리 인근에는 이미 교차로가 많고 현재 IC요금소를 이전하더라도 이격거리 기준을 맞추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게다가 자체 분석한 결과 경제적 타당성도 시설물을 설치한 만큼의 교통편익이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고 사업비 분담 문제도 있는 데다 소관부서도 대전지방국토관리청과의 관련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천안시 도로건설과 관계자는 “이전부터 목천IC 사거리 입체화를 경부고속도로 확장 건설계획에 반영해 줄 것을 요청했는데 대전지방국토관리청 소관이라는 입장만 고수하는 등 여러 방안을 열어 두고 고민하기 보다는 원칙적인 불가하다는 입장만 내세우고 있어 향후에도 협의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한편, 국도 21호선을 완공한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은 올해부터 오는 2017년까지 병목지점 개선 5개년 계획을 세워 추진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목천IC 사거리 구간에 대한 개선 계획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글=강태우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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