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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양·문화시설 몰려 있어 주말이면 주차장 방불 … 입체화 시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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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지역 주요 외곽도로가 수년째 몸살을 앓고 있다. 차량이 집중적으로 몰리는 평일 출퇴근 시간대는 물론 주말과 휴일에도 교통정체는 좀처럼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교통문제가 주민들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행정당국의 장기적인 교통해소 방안이 절실하다. 천안종합운동장 사거리와 직산사거리에 이어 세 번째 순서로 경부고속도로 목천IC 사거리의 정체현상과 원인, 해결방안을 점검해 본다.

강태우 기자

주말이면 목천IC 사거리 부근이 톨게이트에서 나오는 차량과 독립기념관, 예술의전당 부근에서 합류하는 차량들로 교통혼잡을 빚고 있다. [조영회 기자]

천안 동부지역에 있는 경부고속도로 목천IC 사거리를 지나는 운전자들이라면 한 번쯤은 화가 치밀어 오르는 느낌을 받게 된다. 특히 휴일과 주말 이 구간에 들어서면 후회하기 십상이다. 도심과 떨어진 외곽도로인데도 주말과 휴일이면 넘쳐나는 차량들로 옴짝달싹할 수가 없다. 시도 22호선은 국도 21호선(천안~병천)이 생기기 전까지만 해도 천안 도심에서 목천IC와 병천을 잇는 주요 도로(왕복 2차선)로 사용돼 왔다.

이 일대는 목천IC 사거리를 중심으로 독립기념관과 대규모 휴양시설이 자리해 있다. 여기에 최근 천안예술의전당이 건립되면서 차량통행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역사체험·관람시설과 휴양시설, 중부권 최고의 복합문화공간이 생겨나면서 교통체증이 더욱 심해졌다.

9월 3일 문을 연 천안예술의전당의 경우 개관 50일만에 13차례의 문화공연과 3차례의 전시회를 개최, 1만6000여 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여기에 독립기념관은 천안·아산을 비롯해 청주, 대전 등 중부권과 수도권에서 한 달 평균 12만명이 방문하는 등 해마다 120만~140만명이 역사체험 교육장소로 이용하고 있다. 게다가 독립기념관 안에는 대규모 캠핑장도 조성돼 있다. 인근의 휴양시설에도 하루 평균 8000여 명(성수기와 주말 평균)이 다녀가는 등 주말과 휴일 목천IC와 인근 지역에서 유입되는 차량으로 극심한 정체가 발생하고 있다.

한정된 도로에 차량통행이 급증한 이유도 있지만 가장 큰 원인은 목천IC 사거리를 중심으로 나타나는 병목현상 때문이다. 독립기념관 진출입로는 왕복 6차선이다. 천안예술의전당과 휴양시설의 진출입로는 왕복 4차선이다. 두 도로가 목천IC 사거리에서 교차한다. 이 도로가 왕복 2차선인 22호선과 맞물리면서 천안 도심으로 들어가는 2㎞ 구간은 휴일마다 주차장으로 변하기 일쑤다. 여기에 목천IC 사거리와 10m 거리에는 삼거리 교차로(천안예술의전당 방향)가 있어 공연이나 휴양시설을 이용한 운전자들이 삼거리에서 좌회전 신호를 받고 다시 사거리 신호를 대기하면서 큰 혼잡이 빚어진다.

운전자들을 더욱 짜증나게 만드는 이유가 또 있다. 목천IC 사거리에서 불과 20m 떨어진 곳에는 시원하게 뚫린 국도 21호선(천안~병천)이 지나간다. 이 도로를 타려면 2㎞ 이상 떨어진 신계교차로를 이용해야 한다. 결국 운전자들은 차량소통이 원활한 도로를 눈으로 바라보며 수 십여 분을 꽉 막힌 도로에 시간을 허비해야 합류할 수 있다.

당초 목천IC 사거리에서 시도 22호선을 이용하지 않고 국도 21호선을 직접 이용할 수 있도록 입체화를 했다면 이런 불편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국도 21호선을 입체화하려면 현재의 목천IC 요금소 이전이 필수적이다. 입체화로 필요한 부지의 반경 안에 요금소가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결국 요금소 이전은 이뤄지지 않았고 신계교차로가 생겼다. 국도 21호선을 신설하는 계획단계에서부터 충분한 논의가 이뤄졌더라면 현재의 교통정체는 크게 줄었을 것이라는 게 주민들의 견해다. 국도 21호선은 천안시 삼용동과 성남면 화성리를 잇는 10.2㎞ 구간으로 지난 2004년 8월 완공돼 차량통행이 시작됐다.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이 1410억원을 들여 1998년 5월에 착 공, 6년여 만에 폭 9.2m 왕복 4차선으로 완공했다. 도로 개통으로 천안 동서 간 균형개발과 목천·병천 등 동부지역의 상습적인 교통난 해소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됐지만 시도 22호선의 정체는 계속되고 있다.

배용현(38·목천읍)씨는 “대규모 휴양시설과 독립기념관, 천안예술의전당까지 들어서 휴일이면 수많은 관람객과 휴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지역으로 변모했지만 도로는 예전 도로를 이용해야 하는 실정”이라며 “천안과 아산지역민 외에도 인근 도시에서 오는 방문객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대책을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도로공사 김재형 차장은 “현재 경부고속도로 남이~천안 간 확장사업과 관련해 목천IC 요금소 이전도 함께 고려하고 있다”며 “향후 이 문제에 대한 의견을 수렴해 목천IC 입체화에 대한 추진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천안시 건설도로과 김영상 주무관은 “한국도로공사가 남이~천안 간 확장에 따른 사업비를 기획재정부에 요청한 것으로 안다”며 “조만간 사업 승인이 나면 목천IC 사거리 입체화 추진이 실시설계단계에서 꼭 반영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건의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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