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교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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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68년의 교육계는 특히 행정면에서 획기적인 발자취를 남긴 한해였다. 속물성으로까지 타락한 학부형들의 자녀교육관을 바로잡고 국민교육의 장기적 계획이 착착 세워졌다. 사회풍토개혁의 가장 확실한 출발점으로서 교육의 중요성을 모두가 인정하면서도 그동안 난맥상만을 드러내오던 문교행정에 중학입시철폐, 대입예비고사제도, 국민교육헌장선포등은 당사자들의 말마따나 뒤따르는 노력에 따라서는「혁명적」일수도 있는 것이다. 행사면에서도 세계대학총장회의, 「아시아」지역에서의 대학교육의 역할에 관한「세미나」등 큼직한 모임들이 있었다.

<환영받은「대수술」>
중학입시폐지는 학교시설의 평준화라는 현실적으로 극히 어려운 대전제를 그선행조건으로 하고있는 흠은 있으나 9년제 의무교육을 내다보는 뜻에서 대체적으로 환영을 받았다.
일부에서는 교육의 평준화가 수재교육 길을 막는다는 비난도 있었으나 수재교육은 고등학교부터 시작하는 것이 더 유익할 것으로 판단될뿐 아니라 중학입시에서 오는 종전의 폐단에 비하면 그러한 비난은 극히 지엽적인 것에 불과하다.

<정신적 지표 제공>
12월5일에 선포된「국민교육헌장」은 기성질서의 붕괴와 새질서의 미숙사이에서 방황하는 한국사회에 정신적 지침을 제공하는 뜻있는 것이었다.
내용면에서 덕목나열에 치우친 감이 있고 현실적으로 이헌장을 어떻게 국민들이 생활화하게 하느냐는 적잖은 의문이 남아있다. 따라서 이헌장의 공은 선포자체보다 앞으로의 실행면에서 나오게 될것이다.

<운영의 묘살려야>
학원모리배를 몰아내고 학생의 자질을 향상시키고 대학교육을 정상화시킬 묘책은 무엇일까? 오랜 시행착오끝에 문교부가 내어놓은 이에대한 해답이 대입예비고사이다.
「운영의 묘」라는 정말 묘한 단서가 붙어다니기는하나 이론면으로는 적어도 자질있는 학생만으로 정원내에 모집하여 교육다운 교육을 실시할 수 있는 묘안이다.

<세계지성의 잔치>
지난 6월18일부터 사흘간 경희대와「워커·힐」에서 열린 제2차세계대학총장회의는 31개국에서 1백54명의 대표들이 모인 큰행사였다. 이자리에서는 ①세계평화와 동서문화의 융화점 ②저개발국가에서 대학교육이 국가발전에 미치는 영향 ③대학생과 사회참여등 주제가 토의되었다.
모처럼 세계의 석학들을 접하게된 한국의 교육계에서는 흥분했지만 학술면보다 일반적 목적으로 모인 회의가 되어 차라리 지성간의 친선도모의 면에서 성과를 찾을 수 있을 것같다.

<우리 실정엔 일러>
최문환 서울대학총장은 연말에 교양학부를 2년으로 연장시키겠다고 발표했다.
대학생의 자질향상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이 착상은 그러나 한국실정에 맞지않는다는 이유로 별로 호응을 얻지못했다. 교양교육의 중요성은 모두가 인정하나 전문적 직업인을 양성하는 대학의 기능을 생각할때 나머지 2년의 전공과목공부로서는 불충분하다는 생각때문이다. 이방면으로는 더 신중한 고려가 앞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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