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농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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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정책전환과 긴급대책등으로 점철된 68年의 농정은 어느 분야에 비해서도 역경을 걸어온 흔적이 뚜렷하다.
연2연의 한해에 시달린 흉작과 막대한 외곡도입의 진통에 겹친 축산진흥및 농어민소득증대사업계획착수와 고미가정책실시및 미맥생산위주로의 농산정책급회전등이 68년의 두드러진「이슈」들.

<외미수입 신기록>
이러한 농정진통의 틈바구니에서는 갖가지 신기록이 쏟아져 나오기도했다. 대량의 쌀수입(특히 사상초유의 일본쌀 수입)과 쇠고기 수입및 17%의 추곡수매가고율인상, 추수기인 10·11월중의 이상고미가, 3백만섬이 넘는 조절미 방출기록등이다.
무엇보다도 68년 농정의 치명타는 두햇동안 잇달아 덮친 한해와 이로인한 흉작이다.
거국적이며 사상유례없는 대한해작전에도 불구하고 68년도 추곡수확량은 2천2백30만9천섬으로 65년의 2천30만섬 수준까지 후퇴했다.
이 수확량은 목표량(2천9백만섬)에 약7백만섬미달하는 것이며 67년의 2천5백2만섬보다도 2백84만섬이나 부족하다.
이는 다시 내년도 외곡도입의 기록을 유도했다.
새해의 외곡도입계획량은 1천8백30만8천섬. 63연의 흉작으로 도입되었던 1천81만4천섬의 기록을 7백48만1천섬이나 상회하는 것이며 지난해의 8백76만2천섬보다는 배를 넘는 물량이다.
특히 쌀의 도입량은 4백85만4천섬(일본쌀 2백10만섬포함)으로 계획되었는데 이는 지난해의 1백39만섬을 3배나 초과한 것이다.

<미맥생산 위주로>
따라서 69미곡년도의 식량자급도는 79.4%로 떨어져 지금까지 「피크」를 기록했던 64년의96.l%보다는 16.7%, 지난해의 82%보다는 2.6%가 또다시 후퇴한 셈.
수확된 추곡의 절대량부족과 누증한 외미도입은 농산정책을 63년이후의 경제작물병산에서 미맥생산위주로 급회전시키는 한편 고미가 정책에 뒷받침된 혼식및 분식장려책을 펴게했다.
미맥증산책은 현재의 단보당 수확량 3백17킬로그램을 70연대에 4백킬로그램선으로 30%증산, 쌀의 자급자족을 기한다는 것이 골자다.
고미가 정책은 지금까지의 저미가에 의한 농민의 희생을 막고 쌀재생산의욕을 돋우어 이를 증산하는 한편 소비를 억제한다는 양면효과를 노린 것.
올해 추의수매가격을 전년도의 가마당 3천5백90원에서 4천2백원으로 17%나 인상한것은 해방후 최고의 인상률이다.
이 매입가격 대폭인상은 올해 도매물가억제선 6%의 근3배에 해당하는 획기적인 조치-. 그러나 흉작및 추수기의 이상 기온등 때문에 3백65만섬의 매입목표량은 연말까지 1백만섬수준에 훨씬 미급할 공산이 짙다.

<재벌의 축산참여>
지난 6월 「뉴질랜드」쇠고기수입에 자극을 받아 축산진흥 4개년 계획을 성안, 기업축산「붐」을 일으킨것도 68년농정의 특징의 하나. 박대통령의 재벌축산참여 권고와 호주·「뉴질랜드」방문을 계기로 축산진흥책은 「피치」를 올리기시작했던것.
이에따라 전국적으로 기업축산「붐」이 크게 일어나 내년부터 집중적인 지원시책을 가하기로했다.
축산진흥 4개년 계획은 기중 3백45억원의 투융자(자기부담 1백28억)을 투입키로 되어있는데 이중 한우방매방지자금 10억원의 대출을 제외한 축산기반조성기 계획은 거의 집행되지 못한 실정이다.

<농어민소득 치중>
농산물통계 현실화계획이 본격적으로 집행된것도 68년의 일. 66년에 농산물통계를 행정통계로부터 표면조사로 전환하면서 표본통계수치가 늘어나 말썽을 피웠는데 올해부터는 67년에 전국시·군에 배치된 농산물통계요원의 보고를 바탕으로 추곡수확량을 비롯 농산물판매및 구매가치지수등 일절의 농산물통계를 표본통계로 일원화했다.
이밖에 총투자 2백64억원 현실의 농어민소득증대사업계획을 편성, 올해부터 시발, 전국에 걸쳐 40개 단지를 선정하고 국무총리책임하에 계획을 집행하고있다. 11월말현재 계획의 70%가 진행되고있으며 내년도부터 계획전반에걸쳐 손질을 가하기로 되어있다.
68년 농정은 이같이 정부가 표방한 농공병진 정책에서도 사실상 소외되었던 농어민소득증대와함께 미맥증, 전천후농업, 곡가, 단지조성, 축산진흥, 기업농육성(농지법국회계류중)등을 위한 일련의 입체적 정책을 총동원, 도시소득과의 균형화에 발버둥치는것으로 일관했다고 평가되고있다.
그러나 68년에 재기된 이러한 정책구현을 위해서는 많은 과제들이 69년을 기다리고있다.
▲의욕적인 미맥증산을 위한 농업기술의 개선 ▲축산진흥을 뒷받침할 기술지도와 자금지원대책 ▲16%의 쌀값 진폭을 유지키위한 유통및 가격면의 통제문제 ▲농어민소득증대 계획을 보다 효율적으로 지원하려는 농수산은행의 설립여부 ▲혼식장려를 위한 미잡곡간의 가격차 유지와 이에따른 물량확보문제등이 그것이다. <신영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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