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출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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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연초부터 국제적인 출판인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전에 없이 활기를 보인 출판계는 출판행정이 문교부에서 문화공보부로 이관하면서 더욱 큰 기대를 품고있었다. 그러나 『풍년기근』이 바로 출판계현황. 출판된 양은 예년과 비슷하나 문닫은 출판사와 서점이 늘어나 위축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①육성에 자극주어>
출판행정이 문화공보부로 이관됐음은 여러모로 출판계에 자극을 주었다. 과거 문교부가 아무런 적극성을 못보였던데 비해 문공부는 우선 그것을 정부업적으로 파악하려는 점에서 몇 가지 제시가 있었다.
첫째 출판금고설치는 정부보조 5백만원으로 명년부터 설치하게 됐다.
문공부가 당초에 공약한 것으로 보면 하나도 실현된 것이 없다고 하겠으나, 지난 9월 만화윤리위를 발족시킨 점만은 큰 성과이다. 마분지에 50면의 조잡한 만화책을 갱지에 인쇄, 1백면 이상이 되게 하고 내용도 바로잡으려 통제했음은 특기할만한 일로 지목된다.

<②가치관방향 제시>
대한출판문화협회가 4월 말에 베푼 국제출판인회의는 우리 나라서 열린 최초의 출판관계 국제회의. 미국·일본·「필리핀」 등 10개국에서 모인 50여 대표가 3일간 『도서와 국가발전』에 관한 「세미나」를 가졌다.
개발도상에 있는 국가가 다 그러하듯이 물질만능주의에 휩쓸려 자칫 가치관이 무너지기 쉽기 때문에 『국가발전의 중요한 기틀의 하나로 도서개발을 해야한다』는데 뜻을 모았다. 출판금고 역시 여기서 싹튼 것이다.

<③가입은 시기상조>
금년 가을 출판계는 국제행사에 대거 참석했다. 「프랑크푸르트」국제도서전은 연례행사.
11월 「콜롬보」에서 연 동남아저작권자대회(IPA)와 10월에 「싱가포르」서 열린 「아시아」출판전문가 회의에도 각각 수명씩 대표단을 파견함으로써 대외적으로 활동이 빈번했던 셈이다.
특히 IPA에서 저작권에 관한 국제기구에의 가입문제가 심각히 논의되었다. 하지만 「시기상조」라는 것이 국내의 결론.

<④서점가 불황여전>
금년에 신규로 등록한 90개까지 합쳐 국내 총 출판사수는 7백80.
그러나 새로 설립한 수보다는 없어진 것이 더 많으리라고 내다보고 실질적으로 활동하는 출판사는 2백20개사라고 출협은 집계한다.
금년 출판된 도서수는 11월 말 현재 7천2백32종. 그중 만화를 빼면 4천9백78종으로 지난해와 비슷하다.
입시제도의 개혁으로 아동도서의 활기가 현저한 반면에 일반적으로 서점가는 불황이 덮쳐 굴지의 숭문사 등 몇 몇 서점이 문을 닫았다. 그만큼 독서계는 위축상태에 있음을 암시한다.

<⑤「오도」될까 우려>
여름 이후의 주간지 「붐」에 대해 출판계는 다소 회의적이다. 주간지가 독서층을 그만큼 기르는 반면에 『부담 없이 읽고 버림』으로써 독서층의 올바른 유도를 흐리게 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①출판행정이관
②국제출판인회의
⑧저작권문제논의
④출판사의 도산
⑤주간지 「붐」

<선정·평가=민영빈 유익형 박소리 안충근 한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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