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나세르」정권|아랍공 학생「데모」의 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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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아랍 공화국의 「나세르」정권이 학생 「데모」로 흔들리고 있다. 지난11월21일 「나일·델터」의 「만수라」시의 고등학생들이 교육제도개혁에 불만을 품고 거리로 뛰어나온것이 위기의 발단이었다. 「데모」는「카이로」 「앝렉산드리아」의 대학생들에게로 파급되면서 「나세르」정권타도, 내무상 파면, 「나세르」 심복인 「알·아람」지주필 「헤리칼」 추방등의요구로 악화되어 버렸다.
학생틀의 「데모」가 전국적인 규모로 확대되고「나세르」의 독재적인수법으로도 쉽사리진압되지않는것은 학생들의 「데모」가 「이집트」국민들전체의 불만을업고 폭발한것이기때문이다. 「나세르」정권의바탕이 흔들린다는 것도 이런 이유때문임은 말할것도없다.

<겹쳐든 중동전쟁>
「나세르」의 권력기반은 국민대중인것으로 공식해석되어왔다. 그러나 「나세르」의 이른바 「아랍」사회주의의 정책은 국민일반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여 산업의 95%이상을 국유화한 그의 경제경책은 여전히 실업자37%, 토지없는 농민 73%라는근본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이런사태위에 덮쳐든것이 작년6월의 중동전쟁뒤의 전시체제라는 중압이었다. 연간 6백만톤의석유를생산하는 「시나이」반도가 「이스라엘」에 점령되고 2억2천만 「달러」를 벌어들이던 수에즈운하는 여전히 폐쇄중이며 1억「달러」의 관광수입도 전후에는 반감되었다.

<증세로 국민압박>
그러면서도 「이스라엘」과의 대결때문에 연간9억2천만「달러」의 국방예산은 유지하지 않을수없다. 별수없이 긴축재정과 전시경제정책에 호소하여 67년하반기부터 수입감축, 개발계획규모축소, 중세를통한 소비억제가단행되었다.
두번의 증산조치로 소비재에의 간접세·부동산세·소득세가 대폭인상됐다. 결국 국민생활이 압박을 받았다.
이와같은 사태하에서 「나세르」는 좌우 양파로부터 상반되는 압력을 받게되었다.노동자와 지식층을 중심으로한 좌파세력은 사회주의화가 철저하지못하기때문에 국민생활이 개선되지 않는것이라고 주장, 사회주의정책의 강화를 요구한다. 구지주·자본가를 중심으로한보수세력은 「나세르」의「아랍」사회주의의실험이 실패했으니 자유경제정책으로 되돌아갈 것을 요구한다.

<부패한 고위관리>
혁명후에 입신한 군인출신의실업가·정치가·기술자룰 중심으로한 신흥특권계급은 민생고는 아랑곳없이 사치스러운 생활을하고관리들의 부패도 일반화해버렸다.
한마디로 「나세르」의민주주의·협동주의·사회주의를 혼합한 「아랍」사회주의가 파산지경에있는것이다.
특히 이번학생 「데모」에서는 언론과 정치의 자유, 소련의 신식민주의반대의 구호가 공공연히 외쳐지는것으로 보아 우파·보수세력에 의한 반정부운동의 성격을 띠고있는게 주목을끈다.
「나세르」는 이미 지난3월의 학생 「데모」가있은뒤 국내정치·경제체제의 민주화계획을 발표, 경제면에서는 사기업의 육성등 사회주의의 추진과는 모순되는 정책을 밝힌바있다. 그는 학생「데모」를 이상더 용납않겠다고 경고했고 군부에서는 계엄령선포까지 요구하고 있다.
「알렉산드리아」와「포트사이드」를 기항지로 삼는 소련함대가 유사시에는 「나세르」를 엄호할 태세를 갖추고있다.

<소함대 엄호태세>
학생 「데모」진압자체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게 아니며 어디까지나 「이스라엘」 과의 대결상태의 해결을 통해서만사태의 영구적인 수습이가능한것이고보면 좌우파의 압력으로 「샌드위치」가된 「나세르」정권의 위기는 장기화하면서 계기가 있을때마다 간헐적으로 폭발할것같다.<김승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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