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구역 조정 '첩첩산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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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인구가 과밀한 구(區)의 일부 동(洞)을 이웃 구로 편입하는 대구시의 행정구역 조정방침에 해당지역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대구시는 새해 들어 도심 공동화(空洞化) 등으로 갈수록 벌어지고 있는 대구 자치구간 주민수 격차를 조정하기 위해 ▶달서구 죽전·용산동을 서구로▶북구 칠성·고성동을 중구로 편입하는 방안을 골자로 하는 행정구역 조정작업에 착수했다.

현재 대구 자치구의 주민수는 달서구와 북구의 경우 각각 60만6천여명,43만5천여명인데 반해 갈수록 주민수가 줄고 있는 중구와 서구는 8만7천명,27만3천명 수준이다.

이에 대해 편입대상 지역은 학군 변동,집값 하락 등을 명분으로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구역조정이 진통을 겪을 전망이다.

북구 칠성동 주민들은 이달 들어 동네 곳곳에 ‘세수(稅收) 적은 중구에 칠성동이 왜 가느냐’ 등의 현수막을 내걸고 중구 편입 반대에 나서고 있다.이들 현수막은 주민자치위원회·지역재향군인회 등의 명의로 이 동네 6곳에 내걸려 있다.

칠성동 한 아파트의 동(棟)대표 윤모(46)씨는 “오랫동안 북구였던 칠성동을 왜 재정자립도도 낮고 민원업무도 불편한 중구에 편입시키려느냐”며 반대의사를 표시했다.

서구 편입이 거론되고 있는 달서구 용산·죽전동 주민들도 학군 및 집값 변동 등을 들어 반대하고 있다.

황대현 달서구청장은 최근 직원회의에서 “구 자체의 용역결과가 나오는 대로 주민 설명회와 여론조사 등을 통해 일부 동을 떼내는 구역조정보다는 분구(分區)를 관철할 것”이라고 밝혔다.달서구는 현재 한국지방자치학회에 ‘달서구 균형발전을 위한 자치구역 개편 연구’를 의뢰한 상태다.

달서구의회의 한 의원도 “1997년 죽전동 주민 설문조사에서도 대다수가 서구 편입을 반대했다”며 “시가 강행할 경우 구의회도 함께 반대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구시는 행정구역 조정방안을 설득시키기 위해 이달 말부터 3월초까지 해당 지역에서 주민공청회를 열기로 하고 10일에는 시의회 집행부와 간담회를 가졌다.

정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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