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삼, 아토피 보조치료제 가능성 확인돼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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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삼섭취가 아토피피부염 예방은 물론, 아토피 초기증상 및 재발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눈길을 끈다.

가톨릭대학교 피부과 조상현 교수팀은 “아토피 피부염 동물 모델에서 홍삼 추출물이 아토피 피부염의 예방에 기여하는 효과 및 기전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을 통해, 홍삼의 아토피 예방 효과를 최초로 입증하고, 관련 기전을 규명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면역억제제인 사이클로스포린과 아토피 피부염의 보조 치료제로 사용되는 달맞이꽃 종자유와 비교 실험한 결과, 홍삼이 달맞이꽃 종자유 및 면역억제제(사이클로스포린)와 유사하게 아토피 치료에 효과적이었다는 점이 확인됐다. 이번 연구결과는 홍삼이 아토피 피부염의 보조 치료제로서의 사용 가능성을 열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

또한 홍삼이 염증세포와 랑게르한스 세포의 발현을 감소시키는 기전을 확인했다. 향후 예방 및 치료제 개발의 초석을 마련, 아토피 피부염 치료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연구는 SCI에 등재된 국제 대체의학 학술지 ‘저널 오브 에스노파마콜로지’에 최근 게재됐다.

아토피 피부염 환자는 최근 급증해 우리나라 소아의 약 20% 정도가 발생하며, 성인이 되면서 상태가 호전되는 경우가 많지만 최근에는 성인이 돼서도 심한 아토피 피부염을 앓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아토피 피부염의 가장 큰 특징은 견디기 힘든 가려움증이다. 이로 인해 불면, 정서장애, 학습장애, 환경 적응 능력 감소, 사회적 활동력 감소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습진으로 인한 피부추형은 마치 전염성 피부질환 또는 청결하지 못한 피부로 오인되어 대인관계에도 지장을 초래한다. 또한 만성적이고 재발성이 높아 환자의 삶의 질을 저하시킨다.

아토피피부염은 현재 원인과 치료법에 대해서 뚜렷하게 밝혀진 바가 없다. 또, 한번 증세가 나타나면 평생 따라다닌다고 할 정도로, 아토피피부염에 걸리면 그 잠재성이 지속되기 때문에, 아토피 증상이 호전된 상태라 하더라도 아토피 유발 원인과 만나게 되면 쉽고 빠르게 재발한다. 만약 아토피피부염으로 재발하지 않더라도 기관지 천식이나 비염, 결막염 등과 같은 다른 알레르기성 질환으로 전이될 수 있기 때문에, 예방과 조기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아토피 피부염의 치료는 생활 속에서 유발 인자를 제거하고 보습제를 사용하여 관리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며 아토피 피부염이 악화될 때마다 스테로이드 연고나 국소 면역 조절제를 사용한다.

그러나 스테로이드와 같은 약물 치료제의 경우 점점 약에 대한 내성이 생기며 효과가 미비해질 뿐 아니라, 피부가 얇아지거나 색이 변하는 스테로이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어 사용 시 주의가 필요하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따라서 최근에는 식물성 보조치료제 등이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으며, 달맞이꽃 종자유를 사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증상을 일시적으로 완화시켜주는 것으로 근본적인 원인과 치료법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아토피 피부염은 피부가 예민해져 긁기 시작하는 염증 전 단계, 상처와 진물이 나는 급성 단계, 피부가 딱딱해지는 만성 단계로 구분된다. 아토피 증세는 한번 나타나면 호전됐다 해도 유발인자가 잠재돼 있기 때문에, 다시 재발할 가능성이 있고, 금세 급성 및 만성단계에 접어들게 된다.

가톨릭대학교 피부과 조상현 교수팀은 아토피 피부염 초기단계(아토피 증세를 나타낸 적이 있지만 현재 아토피 피부염이 본격적으로 나타나지는 않은 단계)에서 홍삼을 미리 경구 투여한 후, 아토피를 유발한 이후의 변화를 추적 관찰해 아토피 피부염의 예방효과와 관련 기전을 규명하고자 연구를 진행했다.

1일차에 TNCB(트리니트로클로로벤젠)로 감작(항원에 대해 민감하게 만드는 것)시켜 아토피 유발인자를 잠재하도록 한 생쥐모델에 2일 차부터 매일 1회 5일간 홍삼 추출물, 사이클로스포린, 달맞이꽃 종자유를 각각 경구 투여한 후 8일차에 TNCB로 아토피 피부염을 유발하여 시간대 별로 항목을 평가하였다.

결과적으로 홍삼의 경구투여는 가려움과 부종으로 인한 귀 두께의 증가를 유의하게 감소시켰고(표1 참조), TEWL(피부수분손실), 알레르기 반응의 지표가 되는 IgE의 수치, 염증세포와 랑게르한스 세포의 침윤, TSLP(습진이나 천식같이 강력한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물질)의 발현을 감소시켰다. 또한 염증유발물질의 초기 변화를 보기 위해 시행한 TSLP mRNA측정에서도 유의한 감소를 보였다.

특히 가려움과 부종으로 인하 귀 두께의 경우, 대조군에 비해 홍삼과 면역억제제는 33.3% 감소시킨 반면, 달맞이꽃 종자유는 16%만 감소시켰다. 또 달맞이꽃 종자유는 피부수분손실과 염증세포 수에서, 면역억제제(사이클로스포린)는 알레르기 반응 정도를 나타내는 IgE수치에서 감소시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홍삼은 항알러지 및 항염 작용을 갖는 등 피부에 다양한 생물학적 기능을 하는 것으로 보고 돼왔으며, 이번 연구를 통해 홍삼이 염증 세포 및 CD1+ 랑게르한스 세포의 발현을 감소시켜 아토피 피부염의 초기 병변을 예방하는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확인됐다.

조상현 교수는 “이번 연구는 홍삼 복용이 아토피 피부염 예방에 사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초기 증상 발현 및 재발을 억제하는 보조 치료제로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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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영 기자 jybae@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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