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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의 협동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대기업의 번창과 대조적으로 침체된 중소기업에 활기를 북돋워 주기 위해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어야 할 것 같다. 작금 대단위 공장이 이곳 저곳에서 건설됨으로써 경제개발계획의 추진이 주로 이들 대기업건설로 이루어져 가는 듯한 인상을 주고있는 것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확실히 산업합리화니 원가절하니 하는 문제를 가지고 따진다면 보다 큰 규모의 공장 건설이 유리한 것이고 국제적 경쟁력 강화라는 관점에서는 마땅히 경제적 규모의 확대화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렇기는 하나, 중소기업이 국내경제면에서 많은 고용을 흡수하는 동시에 수출진흥에도 적지 않은 기여를 하고 있다는 엄연한 사실을 고려할 때 대기업위주의 개발정책은 마땅히 지양되어야 한다는 것도 또한 자명한 요청이라 할것이다.
그러므로 오늘날 침체된 중소기업이 새로운 활로를 찾는 길은 지난18일 중소기업은행 본점 신축 준공식에서 대통령이 언명한 것처럼, 품질향상, 경영합리화「코스트」인하등으로 수출부문으로 지향하는 일이며, 그러기 위해서 정부는 중소기업을 조직적으로 육성할 방침을 관철하는 일이라 생각된다. 같은 자리에서 또 대통령은 중소기업의 조속한 계열화를 실시하도록 다짐하였다고 하는데, 이것은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오로지 중소기업이 살아 나갈 길은 그 협동화에 있음을 지적한 것으로서 우승열패가 경제사회의 본질임을 정통으로 지적한 발언이라고 생각된다.
과거 정부의 대 중소기업정책은 주로 금융자금살포를 위주로한 감이 짙고 시설자금의 공여로써 만족하는 것이 고작이었으며 장기적인 안목에 입각한 산업정책은 거의 무시되었다고 볼 수 있겠다.
그 하나의 증좌로는 금년 상반기에 실시한 대한상의의 중소기업 도산 원인분석에서도 볼 수 있듯이 도산의 주원인이 자금사정보다도 판매경쟁에서 뒤진데 있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대기업의 침투로 판매경쟁 격화로 인한 출혈판매행위가 중소기업 도산의 원인가운데 으뜸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피나는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결국 중소기업의 육성책은 대기업과의 공존 속에서 모색되어야 하며 대기업과의 마찰의 완화는 중소기업의 협동화에 구할 수밖에 없을 듯하다. 그러므로 대기업의 진출이 유리한 부문에서 부질없이 중소기업이 도전하는 일은 국민 경제적 관점에서도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며 대기업 진출이 어려운 노동 집약적 부문에야말로 중소기업의 발전이 약속되리라고 본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활로는 중소기업의 협업화뿐만 아니라 대기업과의 하청부에도 참여할 여지가 있으므로 특히 앞으로 이룩될 기계·금속공업부문의 진전에 따라 대기업과 중소기업과의 계열화도 촉진되어야 할 줄 안다. 정부에 중소기업 정책심의회가 있고 기업측에는 기업중앙회가 있는 만큼 금융자금의 살포로 만족하지 않고 중소기업육성을 의한 강력한 산업정책이 마련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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