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월남간의 이견조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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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미국과 월남간의 이견이 심화되고 있는것같다. 이는 12日「클라크·M·클리포드」미국방장관이「파리」4자회담에 참가를 거부하고 있는 월남을 통렬히 비난한데서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특히「클리포드」장관은 월남정부는「파리」회담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권리가 없다고 주장하고, 월남없이도「파리」회담을 강행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에대해 월남은 또한격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북폭전면중지후의 유동적인 일반정세외에도 월맹의 군사적인 공격이 계속되고있는 이 중대한 시기에 연합국이 혼연일체, 공동보조의 대책을 강구할때임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월남간의 이견이 이처럼 비극적으로 드러난것은 어느모로 보든지 유감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월남이「파리」4자회담을 거부하는 것은 전쟁당사국인 입장에서 당연히 제기될수있는 일이다. 월남은 미국의 단폭과 「파리」4자회담에의 성급한 이행에 불안을 느끼고 있는 것이 사실이며, 이점은 우리의 경험에 비추어서도 충분히 이해할만한 일이라 하겠다.
그동안의 추이를 볼때 「존슨」대통령은 그의 남은 임기중에 월남평화문제를 해결하든가,그것이 불가능할 경우에는, 적어도 「파리」회담을 본격적인 협상이 되도록 모든 노력을 경주하고 있으며, 그것은 단폭과 「파리」4자회담으로 구현시키고 있는 것이다. 또 그러는데는「존슨」대통령이 전쟁의 조기해결을 서두른 나머지 월남정부에 타당한 보장을 확고히 함이없이 강행하고 있다는 인상을 부인할수없다.
월남정부가 걱정하고 있는 것은 바로 여기에 있다. 월남은 미국이 조기평화를 서두르는 나머지「베트콩」을 「파리」회담에 참가시켜 가지고 궁극적으로는 연립정부로 타협하려하지않는가, 또미국은 조기철수를 하지않는가, 그럼으로써 월남이 적화될 함정을 남겨놓지 않는가의 여러가지 불안을 품게된 것이라고 보겠다.
월남은 이와같은 사태를 방지하기에 전력을 기울이고있다. 또한「티우」월남정부로서는 상기한바와 같은 기본적인 문제에 대한 충분한 보장이 없는 평화해결책을 받아들일때, 국민들의 반대로 정치적인 동요마저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예견하고 있을것이다. 따라서그로 말미암아 만약 정치적 혼란이 일어난다면 월남은 1964년 당시의 극도의 혼란상태로 되돌아갈 가능성도 없지 않은 것이다.
월남정부가 「파리」4자회담에 대해서 ⓛ직접협상 ②진지한 협상 ③「베트콩」의 독립대표불인정등 3개조건의 관철을 주장하고 있는 것은 가장 심각한 시기에 장차 월남의 사활에관한 가장 심각한 문제들을 제시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만약 미국이 이와같은 월남정부의주장을 묵살하거나 무시할 때 그 결과는 심상치 않음을 예상해야 할 것이다.
미국은 월남에 연간3백억「달러」와 약55만병력을 투입하고 있다. 그에따라 월남전쟁의 해결은 미국의 선택에 의하여 미국책임하에 결정해야하며, 월남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생각할지모른다. 그러나 그와같은 노력이 낭비가 되지않고 헛되지 않기 위해서는 전쟁해결에 있어서 월남에 확고한 보장이 있어야 할 것이다.
미국은 일방적으로 월남전쟁의 해결을 강행하면서「대국주의적」인상을 주어서는 안된다.하루바삐 그 이견을 조정하는 가운데 문자 그대로 전쟁의 명예로운 종결을 위해 공동보조를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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