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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슨4년」출범|어둡고 긴밤은 끝나고...|「닉슨」어제와 오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미국의 37대 대통령에 당선된「리처드·필하우스·닉슨」에겐 이제「어둡고 긴밤」은끝이 났다.
1960년11월「워싱턴」의「메이프라워·호텔」에서 그의참모로부터 패배의소식을 전해들은「닉슨」의 피곤한눈엔 이슬이 맺혀있었다. 이래 8년-수많은「어둡고 긴밤」을 보낸「닉슨」 은 쓰라린 기억들의 잔영위에 드디어 영광의 기념탑을 세우고야 말았다.
1913년1월9일생으로 올해55세인「닉슨」은 46년 정계에 투신, 첫선거에서 무난히 하원의원에 당선됨으로써 순탄한 첫발을 내어디뎠다. 두차례의 하원의원생활을 거쳐 52년 거의 무명인사로「아이젠하워」장군의「러닝·메이트」로 발탁되었을때 세상은 그의 행운을 부러워했다.,
「닉슨」이 53년∼56년, 57년∼60년두차례의 부통령임기를 인기좋은「아이크」밑에서 무사히 치르고 60년의 공화당대통령후보로 지명되었을때 그의 행운은 거의 절정에 달한것 같았다.
그러나「행운의 여신」은 결정적인 순간에 그를 외면해버리고 말았다. 「닉슨」은 정상의 문턱에서「존·F·케네디」란 복병을 만나 쓰라린 패배를 맛보게된것이다.

<한탄·고통의 8년>
이어 62년「닉슨」이「캘리포니아」주지사선거에서 패하자「닉슨」의 정치생명은 끝난것처럼 보였다. 당시「타임」지는『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그의 정치생명은 종말을 고했다』고 논평했었다. 그리고 그에게는 불명예스럽게도『패하기만하는「닉슨」이란「레테르」가 붙여졌다.
이래 8년-「닉슨」은 갖은 한탄과 고통을 극복하고 와신상담끝에 불사조와도같이 재기한것이다.
지난 8월5일「마이애미·비치」에서 열린 공화당전당대회에서「닉슨」이 대통령후보에 지명되면서부터 그에게 기적은 시작되었다.
「만년선거장이」, 「공화당내의 대표적보수주의자」, 「교활한디크(리처든), 「철저한 냉전·반공주의자」란 혹평을 받아온「닉슨」은「뉴·닉슨」이라는「슬로건」을 내어 걸고 그에대한 새로운「이미지」를 국민대중에 심으려고 노력해왔다.
「닉슨」은「존슨」대통령이 그가 지지하는「험프리」후보에게 대세가 유리하게 전개되도록하기 위해 최후로 던진「카드」월남전의 배폭중지란「카드」마저 무난히 극복하는 기적을 이루어 이제 세계최고의 권좌에 올랐다.

<역경이기고 재기|「베토벤」즐기는 골수 「반공」>
검은 빛깔의 고수머리에 큰코, 그리고 장신1미터78센티, 체중77킬로인「닉슨」은 1913년 「캘리포니아」주의「요바·린다」라는 한촌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미국독립이전에 이민해온「아일랜드」계의 후손인「닉슨」은 철저한「퀘이커」교도이다. 가난한 집안형편때문에「닉슨」은 학창시절에 문지기, 청소부, 주유소급사등의 아르바이트」를 해야만 했다. 장학금으로「듀크」대학(법학과)까지를 마친 그는 대학에서「클럽」활동을 통해 그의 정치역량을 닦았다. 학생시절부터 정력과 끊임없는 야심 그리고 근면은 그의「트래이드·마크」(상표)로 통했다.
2차 대전때는 고「케네디」대통령처럼 해군에서 싸웠는데 종전시 소령으로 제대했다. 현재의부인「패트리샤」여사와는 40년6월 결혼했는데 현재 슬하에는「트리샤」(22)「줄틴(22·아이젠하워의손자「데이비드」와 결혼중)의 두딸이있다. 술과 담배를 거의 입에 대지않는 그의 취미는 독서와 여행, 그리고「골프」음악은 현대 유행음악으로부터 고전음악에 이르기까지 거의모두를 좋아하나 특히「베토벤」의 작품을 가장 좋아한다.

<링컨·처칠을 존경>
끊임없는 권력의 추구자이며 집념의 사나이인「닉슨」은 역사상 막대한 권력을 휘두른 인물을 숭배하며「에이브러햄·링컨」과「윈스턴·처칠」을 가장 존경한다고 한다. 「닉슨」은 1946년 정계에 투신하여 34살에 하원의원이 되었으며 38살에 상원의원이 되었다. 이 사이「앨저·히스」사건으로「트루만」대통령과 맞서 말썽많은 노동법을 통과시켰으며 이때의 그의 투사적인 능력이 인정되어 40살에 부통령이되어 미국역사상 두번째로 젊은 부통령이되는 영예를 차지했다.

<산적된 내외문제>
부통령재임중에는 59년 방소하여「흐루시초프」수상(당시)과 벌인「키천·디베이트」가 유명하다. 이로인해「닉슨」은「매스콤」으로부터『미국에서 공산주의자와 대결할수있는 유일한인사』란 찬사를 받았다. 「닉슨」을 잘아는 그의 측근 한사람은 일찌기『「닉슨」에게 있어서는 대통령이 되느냐, 마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언제 어떻게 대통령이되느냐가 문제』라고 말한적이있다.
이제 그의 예언이 들어맞아「닉슨」은 37대의 미국대통령이 되었으며 노력만하면 누구나 대통령이 될수있나는 것을 증명한 입지전의 인물이 되었다. 그러나 그가 단순한 입지전의 인물로만 끝날것인지, 위대한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록될것인지는 그의 앞에 산적된 국내의 인종문제, 도시범죄문제와 국외의 월남문제등을 어떻게 처리해 나가느냐하는데 달려있다. <김한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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