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포스코, 전기 사용 38만㎾ 줄인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4면

포스코가 원전 납품 비리로 가동이 중단된 신월성 1호기 발전 능력의 38%에 해당되는 38만㎾의 전기 사용을 줄이기로 했다. 이는 100만 가구가 한 달간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포스코는 9일 “일부 생산 차질이 있더라도 국가적 전력 대란 방지를 위해 전기 사용을 최대한 줄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력 수요가 최대에 이르는 8월에 전기로 가동을 줄이고, 자체 발전을 늘리는 방식을 통해서다. 한번 가동하면 10년 이상 가동을 중단하기 어려운 용광로와 달리 전기로는 재가동이 상대적으로 쉽다.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내 200만t 규모의 스테인리스 공장, 광양제철소의 180만t 규모의 하이밀 공장의 8월 가동률을 낮출 계획이다. 또 포스코특수강에 있는 전기로 2개를 교차 가동하고, 10월로 예정됐던 수리 일정을 8월로 앞당긴다. 포항제철소의 전기강판·후판 공장에 대한 수리도 8월에 실시한다.

 이와 함께 포스코는 철강 제작 과정에서 나오는 가스를 활용한 자체 발전량을 최대로 늘리기로 했다. 포스코는 설비가동 단축 외에도 전 계열사 사옥에 발광다이오드(LED) 사용을 독려하고, 건물 외벽에 단열 필름을 부착해 전기 사용량을 줄일 계획이다. 또 ‘걷기, 끄기, 줄이기, 모으기’로 집약되는 ‘그린워크 캠페인’도 펼칠 계획이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여름철 사무실 온도를 26~28도로 유지하고, 사내 근무복장을 자율화하기로 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설비 중단에 따라 줄어드는 제품 생산은 최근 준공한 광양제철소 1용광로에서 보충할 방침”이라며 “절전에 따른 생산 차질보다 국가적 전력 대란에 의한 피해가 더 클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의 과감한 절전 대책으로 인해 포스코는 8월 전력 피크시간대에 전기 수요량을 50%가량 줄일 수 있게 됐다. 올해 전체 산업계가 최대치로 잡은 피크시간대 전기 수요량 감소 목표(15%)를 훌쩍 웃도는 수준이다. 한편 한국철강협회도 포스코 주도로 전체 철강 업계 차원에서 8월 총 106만㎾의 전력 사용을 줄이기로 했다. 오일환 협회 부회장은 “원가가 오르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전력난 해소에 철강업계가 앞장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철강업은 국내 전력 수요의 10%를 차지한다. 세계적 불황에 따라 철강제품의 과잉 생산을 조정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점도 철강업계가 원전 1기 분량의 과감한 절전에 나설 수 있는 배경이 됐다.

김영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