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국체」의 반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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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제49회 전국체전이 17일, 열전 6일간의「피날레」를 장식했다. 지난 엿새동안 불꽃튀기는 싸움을 벌였던 1만3천여 선수들도 내년의 재회를 기약하면서 아쉬운 작별인사를 나눴다.「민족단결의 체전」인 국체는 이제 조용히 그 열기를 식힐 것이다.
이제 그 폐막에 즈음하여 우리는 열전 6일의 반성이 없을 수 없는 시점에 도달한 것이다.
첫째로 제49회 전국체전은 예년에 비해 부정선수·난투극등이 격감되었다는 점에서 힘과 미와 우의의 제전으로서의 진면목에 보다 접근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먼저 우리는 국체를 운용했던 관리측과 선전한 선수들에게 치하의 박수를 보내고자 한다. 그리고 이러한 기풍은 더욱 신장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수 많은 반성의 자료를 또한 동시에 안고 있다. 첫째, 사격·역도부문 등을 제외하곤 그 기록이 대체로 저조하였다. 예년 대회 때보다 특출한 것이 거의 없는 답보상태였다. 둘째, 각「팀」이 한결같이 승부·점수에만 급급했던 인상이었다. 누군들 시작한 싸움에서 패배를 즐기려 할까마는 이번 국체는 지나치게 모두가 승부 관념에만 사로잡혀 있었다는게 중평이다.
우리는 국체의 보다 큰 목적이「스포츠」외 국민화, 그것도「스포츠」정신의 국민화에 있다고 보는 까닭에 그러한 경기정신은 철저히 쇄신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밖에도 우리는 그 동안 서울시민이 표시했던 냉담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을듯하다. 물론 그것은 아직도「국체」가 명실공히 국민의 것으로 되지 못하였다는 것을 의미 하는 것이기도 하겠지만 지방대회 때마다 어디서나 볼 수 있던 정의와 친절의 교류가 서울에서만 유독 볼 수 없었다는 점은 중요한 반성점으로 되어야 할 줄안다. 숙박시설이 충분하기 때문에 서울에서는 처음부터 민박이 예정되지는 않았고 모든 선수들이 상업적인 숙박시설에 머물렀다. 그러나 그곳에서 또한 가두에서 서울시민은 그들을 얼마나 따뜻하게 맞아주었던가.
「국체」가 그야말로 국민의 것이 되기 위해「서울」은 심각한 반성이 없을 수 없을 것이다. 한편 선수들에게도 일언해 두어야 하겠다. 선수들은 과연 내 고장과 한국「스포츠」의 명예를 걸고 전심전력 경기에만 몰두하였었던가. 참으로 유감없이 지난 한햇동안 한국「스포츠」가 쌓아올린 정진과 향상의 탑을 구축하였던 것인가. 들리는 말로는 많은 선수들이 여행·유흥 기분 같은 것에 젖어 있었다한다. 사실이 그렇다면 통탄 할 노릇이다. 또한 그리고서는「스포츠」한국의 미래,「스포츠」의 국민화는 도저히 기대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점, 우리는 피맺히는 자편을 가해야 할 줄 안다. 물론 그에 앞서는 국민의 성원, 예산의 뒷받침도 필요로 할 것이다.
그러나「스포츠」는, 그리고「국체」는 언제나 국민 체위의 향상이란 문제에 직결 돼 있지 않으면 안되며, 그렇게 될 때「스포츠」는 비로소 전 국민의 것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행히 박대통령은 전국체전마 예산을 늘리라고 지시한바 있거니와 제49회 전국체전의 마친 오늘, 모든 임원·선수들은「국체」가 갖는 의의와 그 궁극적 목표에 대해 새삼 정신적 총정리가 있어야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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