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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ㆍ1 대책 이후 분양시장…가격 저렴한 단지에만 청약자 몰렸다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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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일기자] 청약 1순위서 당해 지역 최고 167대 1. 청약 1순위 경쟁률로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오랜만에 수백대 1에 이른 단지가 나왔다.

알파돔시티자산관리가 4일 1순위 청약 접수를 받은 경기도 성남시 판교신도시 알파리움이 그 주인공. 이 아파트에 청약자가 대거 몰린 건 저렴한 분양가 때문.

분양가가 3.3㎡당 1900만원 정도로 주변 시세보다 3.3㎡당 500만원 정도 저렴하다. 분양가 영향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신도시 중심상업지구에 있고 지하철 신분당선 판교역이 단지 앞에 있다.

이 같은 입지여건이 가격 경쟁력, 그리고 4ㆍ1 부동산종합대책 이후 부동산 경기 활성화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청약 ‘대박’을 친 것이다. 하지만 이 아파트 하나로 분양시장을 ‘좋다’고 말하긴 곤란하다.

최근 아파트 신규 분양시장은 ‘빈 수레’ 같다. 빈 수레가 더 요란한 법. 주말마다 아파트 견본주택에 수만의 인파가 몰리는 풍경이 연출됐지만 막상 분양 성적은 신통치 않다. 순위 내 마감율도 낮고 공급물량도 기대만큼 많지 않다.

지난달 순위 내 마감 단지는 12곳

지난달 신규 분양한 아파트는 전국서 39개 단지에 그친다. 4ㆍ1 대책 이후 건설사들이 앞다퉈 분양을 준비하면서 예상했던 물량의 절반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61개 단지)에 비해서도 저조하다.

청약 성적 역시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는다. 39개 단지 중 순위 내에서 모집 가구 수를 다 채운 단지는 30% 정도인 12곳 정도다. 분양가를 확 내린 단지도 큰 힘을 쓰지 못했다. 지난달 말 경기도 고양시 삼송지구에서 나온 한 아파트는 주변 시세보다 분양가를 3.3㎡당 200만원 이상 내렸지만 순위 내에서 대거 미달했다.

중대형(전용면적 85㎡ 초과) 일부 주택형은 청약자가 단 한명도 없었다. 이 아파트 역시 견본주택엔 구름인파가 몰리며 기대를 높였던 단지다. 그런가 하면 강남권 대체 신도시로 꼽히는 위례신도시에서 지난달 나온 단지도 기대만큼은 인기를 끌지 못했다.

대형 건설사의 인기 브랜드 아파트도 힘을 쓰지 못했다. 현대건설이 남양주시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아파트도 순위 내에서 대거 미달했고, 현대산업개발이 남양주시 별내지구에 내놓은 아이파크 아파트도 일부 주택형만 순위 내 청약에서 마감됐다.

그나마 지방 분양시장은 선방했다. 롯데건설이 지난달 대구 수성구에서 분양한 단지는 순위 내에서 평균 14대 1의 경쟁률을 보였고, 우림건설이 부산 해운대구에서 분양한 아파트는 최고 4.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세종시에서도 순위 내 청약 마감 단지들이 나왔다.

약발 떨어진 4ㆍ1 대책에 분양시장도 우울

이 같은 분양시장의 분위기는 4ㆍ1 대책 약발이 너무 빨리 떨어지면서 주택시장이 다시 얼어붙고 있는 영향이다. 분양가가 싸다고 해도 집값이 전망이 불투명하다 보니 선뜻 청약에 나서지 못하는 것이다.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주변 아파트 값이 내림세여서 지금 당장 주변 시세보다 분양가가 싸다고 해도 주택 수요자들이 움직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반기 분양시장도 주택시장에 달렸다는 전망이 그래서 나온다.

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주택시장이 상승세로 돌아서면 분양시장도 함께 좋아지겠지만 취득세 추가 감면 혜택이 사라지는 등 주택시장에 악재가 생길 경우 분양시장 역시 좋아지긴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이번 달에는 알파리움을 시작으로 위례신도시와 서울 알짜 재개발 단지들이 분양에 나선다. 서울 현석동 ‘래미안 마포 웰스트림’, 위례신도시 ‘위례 힐스테이트’ ‘래미안 위례’ 등이다.

주택 업계는 이들 단지의 청약 결과가 향후 수도권 분양시장의 방향타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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