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걸음 다가선 암 정복|미국앞선 일 의학계의 연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최근 일본의학계는 나균배양및 심장이식의 성공에 이어 원자로의 중성자에 의한 뇌종양 치료에 성공하는등 계속적인 세계수준의 「홈런」을 날리고 있다.
이미 미국의 학자들은 7∼8년 전부터 중성자를 써서 종양세포를 파괴해보려고 시도해왔으나 이번에 그 성공은 일본이 한것이다.
『중성자 포착료법』이란 것으로 원리는 다음과 같다. 먼저 붕소화합물을 환자에게 주사한다. 그러면 붕소화합물은 일정시간 후에 종양세포에 모이게되는데 여기에다 원자로에서 핵분열 시에 나오는 중성자를 조사하면 붕소화합물은 방사화된다. 이때 붕소에서 나오는 방사선이 종양세포를 파괴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실험한것이 68건이나 모두실패. 당시는 종양치료에 적당한 붕소화합물이 없었기때문이다. 그래서 집중적으로 종양세포만을 파괴하지못하고 혈관벽과 부근의정상세포까지 파괴하여 환자의 용태에 따라 미온적인 치료를 할수밖에 없었다.
평균 7개월 정도 환자의 수명을 연장시킨것이 고작이었다.
이번에 성공한 중성자에 의한 암치료 역시 정상세포를 파괴하는 부작용때문에 뿌리째 뽑아내지는 못하고있다.
그렇긴해도 이번 성공을 계기로 세계의 의학계는 다른 암의치료에도 새로운 길이 트이지 않을까 희망을 걸고있다.
이번 실험의 주역은 동대뇌신경외과 좌야규사교수와 동방사선과 궁천정교수를 「리더」로하는 공동연구「팀」.
환자는 27세의 여자인데 머리오른쪽에 주먹만한 크기의 뇌종양이있어 올 여름을 넘기기 어려운 상태였다.
중성자의 조사기간은 10시간. 지난20일 정오부터 야반까지 천기시 동경원자력산업연구소의 원자로에 환자를 집어넣고 중성자를 쬐었던 것인데 21일 동연구「팀」의 발표에 의하면 환자의 용태는 혈압·맥박·호흡수·체온등 조사전과 다름없이 좋았고 의식이 명료했다고 한다. 그리고 주목할만한 것은 조사한 종양의 일부를 떼어본 결과 종양부분이 정상부분과는 뚜렷하게 구별되어 괴사를 일으킴으로써 치료효과가 분명함을 입증한 것이다.
한편 염려되는것은 원자로에서 새어나오는 「감마」선에의한 백혈구의 영향이 아직 밝혀지지않은 점과 이번 실험에 사용된 원자로는 의료전용이 아니고 산업연구및 훈련용이기 때문에 뇌를 고정하는 동안 세균의 감염기회가 있을지 모른다는 점이다.
이런 우려가 기우에 지나지않느냐 아니냐는 뒤에 밝혀질 것이지만 아뭏튼 세포검사결과 종양세포만이 괴사된 이상 중성자에의한 종양치료에 개가를 올린것임엔 틀림없다. 또한 이번 성공은 암세포만을 집중공격 할수 있는 중성자에 의한 암치료법의 개발에도 기대를 걸게 한다. <김현방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