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안은「시카고」대회전|미민주당 지명대회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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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역사의 시계바늘을 30년이나 후퇴시킨「체코슬로바키아」사태로 그동안 세계의 관심이 희미해졌던 지상최대의 정치「쇼」의 하나인 미국민주당전당대회가 드디어 막을 올렸다.
우리나라 시간으로 27일 상오9시30분 미국제2의 도시「시카고」에서 개막된 민주당 대통령 후보지명대회에는 「휴버트·험프리」현 부통령을 비롯하여「유진·매카디」상원의원, 「조지·매거번」상원 의원과「래스러·매독스」「조지아」 주지사가 사파전을 벌이고 있으나 대세는「험프리」씨에게 결정적으로 유리하다.
대회를 하루 앞둔 25일 현재 AP통신은「험프리」부통령이 8백82표,「매카디」의원이 4백77표,「매거번」의원이 36표를 각각 확보하고 있다고 보도하고있어 「린든· 존슨」미국대통령정책의 후계자임을 자부하는「험프리」씨는 다른 후보들에게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민주당의 기수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하겠다.
「험프리」후보가 확보한 대의원표수가 지명선인 1천3백12표에서 4백여표가 부족한게 사실이지만 명목후보를 추대하고 있는 남부 각주 대표들이 「험프리」대열에의 참여태세를 보이고있어 평화후보인「매카디」의원의 승산은 적다.
무슨 전투에나 대비하듯 주방위군 5천명과 연방정규군6천명이 회의장인 「인터내셔널」원형극장을 중심으로 포진하고있어 마치 「시카고」시는 일견 상호모순되는 듯한 정치광무곡과 총검이「평화공존」을 구가하는 외관을 보여주고 있다.
1차투표에서 「험프리」후보가 지명선인 1천3백l2표보다 1백68표를 상회하는 1천4백80표를 얻은것이라는 「험프리」진영의 장담이 어느만큼 적중할지는 두고볼일이나 어쨌든 그의 지명이 거의 굳어진 지금에 있어 그의「러닝·메이트」에 누가 선출될 것인가는 11월 대통령선거의 최대「라이벌」인 「리처드·닉슨」공화당후보와의 대결에 있어 큰 과제가 아닐 수없다.
「험프리」부통령은 진보세력의 표에 깊은관심을 두고 「케네디」가라는 이름이지닌 마력을 중시, 고「로버트·케네디」의원의 동생인「에드워드·케네디」상원의원에게 추파를 던졌으나 「케네디」의원은 가정사정을 이유로 이를 고사하고있다.
같은 「미네소타」주 출신이면서도 「험프리」후보에 정책면에서 정면으로 맞서고있는「매카디」의원은 국민의 단결을 위해 부통령후보지명용의를 표명했다는 말이있는가하면 자기의 월남정책이 민주당정강에 반영되지않으면 제4당을 만들겠다고 위협했다는 설도있어 「험프리」·「매카디」「티키트」가능성은 좀 두고 보아야겠다.
고「로버크·케네디」의원의 정신적 상속자임을 자부하는 「조지·매거번」의원은 부통령후보 수락용의를 공언하고있으나 실현성은 의문이다. 「험프리」후보가 결정적으로 유리하지만은 민주당에는 당의 결속문제에 관한한 고민이 적지않다.
가장 골치아픈 문제는 두말할 것도없이 월남문제이다.
월남전 해결에 관한 정견여하가 표의향방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험프리」후보는 평화후보의 지지세력에 파고들기위해 「존슨」대통령의 월남정책을 변질시키지않은 테두리 안에서 아슬아슬한 말재주를 부렸으나 기본적으로 「존슨」정책(월맹이 군사행동을 삼가야만 북폭을 중지한다)을 지지하고있다.
무조건 북폭중지와 월남에서의 연정수립이라는 평화간판만을 들고나온「매카디」·「매거번」진영은 어떤 일이있던 민주당선거정강에 자기들의 견해를 반영시키기 위해 한치의 양보도 거부하고있다.
전당대회를 불과 몇시간 앞두고서도 월남전부문에 관한 정강에 전혀 합의를 보지못하고있는 이유도 여기에있다.
만일 끝내 비둘기파와 독수리파간에 타결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지명대회는 여러차례의 우여곡절을 겪을것으로 예상된다.
남부대표들은 「험프리」부통령이 1차 투표에서 지명을 받지못할 때「존슨」대통령을 재추대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존슨」대통령의 불출마결의가 확고부동한 만큼 그런 사태는 오지 않을 것이다. <신상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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