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악해지는 「프라하」|일 조일신문이 전한 현지표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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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동경=조동오특파원】24일밤 일본 조일신문은 「프라하」에있는 주「체코」일본대사관 강구박지 2등 서기관과 「텔렉스」교신, 소련점령군이 「프라하」시민과 점점 사이가 벌어져 폭력화하고 있으며, 친소정권이 수립될 경우 시민대폭동이 일어날 우려가 충분히 있음을 전했다. 강구 2등 서기관은 『지금「체코」국민은 「스보보다」대통령이 소련에서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으며 「스보보다」대통령이 말한 「명예있는 합의」의 내용이 「체코」에 불리한것이 아니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강구서기관은 『점령군의 태도는 점차 고압적이고 그들의 가면을 벗어 침략자의 본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그 아름답던 「바트라·프즈케」광장은 소용돌이 속에 휩쓸려 점령군의 철퇴운동에 서명받던 한 학생이 소련군에게 몸수색을 당하면서 항의하다 자동소총으로 얻어맞고 묵묵히 눈물만 홀리는 정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장면을 사진찍으려는데 소련군장교가 덤벼 혼이났는데 「프라하」시민들이 방해를 해줘 간신히 풀려나왔다』고 전했다.
현재 「체코」의 일반경찰은 「두브체크」를 지지하고 있으나 법무차관 「샤르코비치」가 변절, 비밀경찰을 동원하여 자유파를 압박하기 시작했음도 밝혀졌다.
강구서기관은 『소련에서 특별히 훈련받은 비밀경찰이 행동을 개시, 각 책방을 뒤져 「리페라루운·로빈」지등 문학신문 구독자의 「리스트」를 뺏어 「인텔리」체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으나 시민들은 단결이 잘되어 시민체포는 아직 없는것 같다』고 전했다. 식량사정은 고기가 약간 부족할 뿐, 별지장이 없고 자유 「프라하」방송은 점령군의 탐지를 피해 여러 곳으로 이동해가며 비밀리에 방송하고 있는 상태라고.
한편 조일신문은 24일하오 점령군의 침공과 함께 일체의 교신이 없었던 「프라하」국제전신전화국의 한 직원과 차단 후 21시간만에 처음으로 「텔렉스」교신에 성공, 다음과 같은 내용을 주고 받았다.
그곳 국제전신국으로부터 처음 교신을 받은 시각은 이날하오 6시31분.
-핼로, 여기는「프라하」
-통신시설은 사용불능인가
-아주 위험하다. 전화국 안에 소련군이 많다. 이곳에도 4∼5명이 있다가 조금전에 나갔다. 그래서 잠시 눈을 피해 연락해본것인데 교신이 되어 행운이다.
-「프라하」는 어떤가?
-「프라하」시내는 점점 분위기가 엄해지고 있다. 시민들은 기가 죽어있다. 이 고통받는 국민을 외국에서도 많은 지원을 해주기 바란다.
-자유 「프라하」 비밀방송은 어떤가?
-합법적인 방송까지 압박을 받고있다. 외국이 우리들의 정보활동을 도와줬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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