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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야규계의 신성|교포 고교선수 김일융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갑자원의 「히로」는 한국인이었다. 22일 대판교외의 갑자원구장에서 폐막된 제50회 일본전국 고교야구대회의 준우승팀 정강고상(시즈오까)의 「피처」신포수부군(니우라·히사오 ·17)은 재일교포 김일융(본명)이었음이 밝혀진 것이다.
동경=조동오특파원
정상「팀」은 지난20일 결승전에서 흥국고 (대판)「팀」에 1-0으로 석패했으나 김군은 준결승에 이르기까지 5「게임」을 「릴리프」없이 완투, 이번 경기의 「에이스」로서 전일본 야구팬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았다.
그의 「테크닉」은 똑바로 맞선쪽에서 쾌속구를 던지는 「왼손잡이」의 본격파. 그의 속구의 위력앞에 고송「팀」은 14-0, 추전시립「팀」은 5-1, 창부「팀」은 2-0으로 나가자빠졌다. 이번 경기를 통해 그는 실점2, 자책점1, 방어율0·20의 우수한 기록을 세웠다.
김군은 고향이 경북 상주군 외서면 이천리227인 김영식씨(45·현주소 정강시죽정100)와 어머니 김민자씨(37) 사이에 태어난 3남1녀의 장남. 「파찡꼬」·고철수집 등 잡역만 해온 그의 아버지는 지금도 넝마주이로 정강시의 아부천 천변의 함석집에서 살고 있다. 아버지 김씨는 한때 조련계측에 호되게 얻어맞은일이있는 민단계인사로 알려지고있다.
가난한 가정환경 때문에 김군은 정강시의 어전기중학을 나왔으나 고교에 진학하지 못해 처음에는 정강고상야간부에 적을 두었었다. 야간부에서는 야구를 오후3시에서 5시 사이밖에 할 수 없었음에도 그의 뛰어난 「피처」실력이 인정되어 주간부로 옮기게됐다. 출전에 나서기까지는 선수자격이 1년 이상 재적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에 그는 1년 동안 학교운동장에서 연습만 해야하는 시련을 겪기도 했다. 그의 신장은 1미터80, 체중 75킬로그램의 「자이언트」. 일본의 야구비평가들은 그의 투구력을 보고 『젊었을 때의 금전(가네다)과 같은 실력이다』고 평했다. 김군의 혜성과같은 등장으로 일본「프로」야구계는 「스카우트」의 맹렬한 눈총을 보내고 있다. 그는 이미 남해와 판급「팀」의 선수 스카우트대상이 되고있어 2천만원의 계약금 및 보수를 제시하고 있다는 소문. 일본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줄곧 자라온 김군은 아직 한국말도 제대로 못하고 김치도 못 먹는 실정이다. 『고국이 아름답다는 얘기는 늘 듣고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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