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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도의 강물처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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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드보르작」의 교향곡 제5번, 『신세계에서』는 누구나 아는 곡이다. 애절한 「멜러디」로 엮어지는 제2악장의 「고잉홈」(Going Home)은 마치 세계의 민요처럼 지금도 이 지상에선 널리 불려진다. 1893년 l2윌 15일 「뉴요크·필하모니」에서 「안튼·자이들」이 이 교향곡을 처음으로 연주했을 때 청중들이 얼마나 흐느껴 울었던지, 연주가 잠시 중단되었던 일은 유명한 「에피소드」이다. 황막한 미주대륙에 이민해 살던「보히미언」들은 조국의 작곡가에 의해 발표되는 이 「멜러디」에 울음이 폭발한 것이었다.
「보히미아」출신의 작곡가 치고 『신세계에서』처럼 「민족적인 감동」을 갖지않은 음악가는 없다.
「체코슬로바키아」의 수도 「프라하」시를 흐르는 은빛의「몰도」강을 주제로 한「스메타나」(l824년-84년)의 교향시『나의 조국』은 누구의 가슴도 비장하고 절절하며 생명감에 넘치는 감격으로 흔들어 준다.
「보히미언」들의 예술감정은 한결같이 무엇인가 심사하고 희구하며 갈망하는, 그러나 조국에의 애정과 향수에 젖은, 그런것을 노래하고 있다.
「보히미아」는 오늘의 「체코슬로바키아」중심부를 이루는 토지를 지적한 것이다. 「존·간서」저『유럽의 내막』을 보면 『「뮌헨」에서「바르샤바」』라는 장에「비스마르크」의 연설문 한 귀절을 인용하고있다.
『「보히미아」를 제압하면 「유럽」을 제압할 수 있다.』「비스마르크」의「체코」관은 바로 현대사의 한「페이지」를 내다보는 예언이었다. 지정학상「체코」는「유럽」의「노른자위」인 것을 면할 수 없다.
1918년 제1차대전의 종말은 중부「유럽」에 많은 민족국가들을 탄생시켰다. 「체코」는 바로 그 무렵, 민족자결의 원칙에 의해 탄생한 나라이다. 수도「프라하」시의 역중에 한 역사의 이름이 오늘도 「윌슨」인 것은 바로 그때의 감명을 되새긴 것이다. 민족자결의 원칙을 존중하는, 바로 주창자인 미국대통령 「윌슨」의 이름을 딴 것이다.
소련이 「체코슬로바키아」인의 가슴에 총질을 하며 「탱크」를 몰고 달려든 것은 구세기 1800년대의「비스마르크」식 발상이다.
소련은 실로 국제정치의 도의 면에 선 날로 후퇴하고 있다. 인류문화의 발전이란 도대체 무엇에 기여하는 것인가. 도의와 문명과의 「언밸런스」는 이 지상을 언제든지 무뢰하게 짓밟을 것이다.
우리는 또하나의 추악한 사건을, 해묵은 역사 아닌 오늘의 현대사에서 보고 있는 것이다.
「고잉홈」,「고잉홈」,「보히미언」들의 눈물은 아직도「몰드」강물처럼 끊임없이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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