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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혁신에 기대걸고|보금자리찾아든 과학기술연구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YMCA별관에 세들고있던한국과학기술연구소가지난28일홍릉임업시험장안의 자기집으로 이사를갔다. 벌써전부터 연구계직원은 이사를가서 영빈관을 본거로하여 원자력연구소등 여러연구소에 나가기도하면서 연구를해왔다. 그러다가 이번에 소장을비롯한 행정계직원이 채 준공이 안됐지만 우선 제1연구동으로 옮기기로 한것이다. 우리나라 산업계에 기술혁신의 바람을 불어넣는다는 막중한임무를띠고 발족한지 2년5개월만에 전소원2백50여명은 7만9천평 대지에 대소11동의건물(총건평1만1천4백80평)이 완성됐거나 완성을 앞둔 과학「센터」에모여 참신한 기분으로 일을 시작하게된셈이다.
65년5월의 박·「존슨」한미양대통령의 공동성명에서 싹이튼 한국과학기술연구소는 금년말로 건물과시설이 완전히 갖추게된다.
총건설비는 약27억원. 69년까지운영기금16억원과 2백만불의차관까지합해 도합 60억원(내외자)이 한국과학기술연구소에투입된다.
그리고 소장이 직접 해외에 가서 우수한 연구진을 유치한 끝에 현재 20여명의박사학위소지자를비롯해서 모두 1백30여명의연구및기술요원이확보됐다.
그들을 지원하기위한 거의 맞먹는 수의 행정및기타요원도 엄격한 선정과정을 거쳐 채용되었다.
그밖에도 약10명의 박사학위소지자등 책임연구원급 우수한 과학기술자들이 69년말까지 해외에서 속속귀국할 예정. 채용된 연구요원들의 국내외비율은 국외67%에 국내33%로 국외에더비중을 두고있다.
해외에나가있는「한국의두뇌」를 한명이라도 더유치해서 조국의 산업계에 이바지하게 하기위해서다. 동연구소의 심장부는 물론 연구부문인데 제1연구부소장(심문택박사)아래 15개연구실로 나눠졌다.
심부소장과 연구실사이엔 연구개발실이있어 정부·산업계등과 연구실을 연구업무로 맺는 중간역할을하고있다. 제2연구실부소장(한상준박사)밑에는 기술경보실·전자계산실등 6실1과가있어 연구부문에서 능를적·합리적으로 연구할것을 돕는 일을 맡고있다.
행정담당부소장(신응균씨)밑에는 행정관리부와 사업관리부가 있어 모든 행정적인지원을 한다. 이전부문을 책임지고 통할하는 사람이 소장인 최형섭박사. 정낙은씨를 이사장으로하는 11명의 이사진이있지만 소장중심으로 움직여 나가게 되어있다. 그만큼 최소장의 업무량은 대단히 많다.
발족이후 최소장은 일요일은 물론 모든 공휴일을 쉬는 날이 없을지경으로바쁘게 일하고 있다. 작년이후 동연구소는30건(정부13건,민간17건)의 연구계약을 맺었다. 그 금액은 정부2천2백만원에 민간 4천3백만원. 심지어 지난6월19일에는 현대건설·대림산업등 5개기업체에서 4백만원의 연구비를 청와대경제 제2비서실을 통해 전달 하기까지했다.
일본에는 거대한 규모의 중앙연구소를 두고있는 기업체가 허다한 처지인데도 어떤일본과학자는 『기업이막히려고 할때 일본의 기업가들은 은행으로 달려가고 독일의 기업가들은 연구실로 뛰어간다』라고 기업가들의 「연구경시」를 빈정거린적이있다.
우리나라기업가들은 사채나 얻으려할뿐이겠지만 앞으로는 보다 연구를 중시해서 한국과학기술연구소를비롯해서 국내의 많은 연구소에 연구계약을 맺으러 뛰어가도록 되어야겠다. 한국과학기술연구소건설에 깊은관심을갖고있는 박정희대통령은 67년3월 육군본부공병감실의 정세창대령등수명의고급장교들로하여금 공사를 감독케했다. 그결과 늦었던 공사가 예정을 앞당길정도로 원활히 추진됐다. 이번에 이사를 갈수있게된것도 건설이 제대로 됐기때문이라고한다.
최소장은 이사를가서 연구가 그곳서 시작되는날부터 「밤을 낮으로알고 연구를하는 연구소」가 되게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최선을 다해서도 성과가 안나오는것은 할수없지만 연구원의 창의와 열의를 내려하지않아서 성과가 안나온것이라면 아무리 해외에서 우대를하여 데려온 사람일지라도 해직시키겠다고도 다짐했다.
그가 그렇게 단단한 결의를 하지않을수 없는것이 밤잠을 안자다시피 노력하는데도 그의 주변엔 과학기술처와 잘 협조가 안되는문제, 너무 연구업무를 벌이기만 한다는 비판, 비슷한 성격의두사람을 연구부소장으로 임명했다는 논의, 최대의건물·최량의시설·최고의 대우가 반드시 최상의 연구결과를 낳으라는 법은 없다는 회의, 국내 산업계와밀착해서 진로를 잡아가라는 권고, 모든 용도품까지 화려하게 사들여야 할것까지는 없지않느냐는 질시, 그 많은 운영비(연간약l억원)를 연구계약비로 「커버」할수는없을것이니 어떻게 할것이냐는 우려, 외국에선 얼마나 좋은 성과를 냈는지는 모르나 우리나라에서는 두고봐야한다는 해외파에대한 거센 바람등이 회오리치고 있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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