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마늘' 처리 골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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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중국산 마늘을 방출하려는 정부의 계획에 농민단체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농림부 관계자는 "6일 농수산물유통공사를 통해 중국산 마늘 5천9백78t을 공매하려 했으나 '우리 마늘.양파 지키기 전국운동본부'와 '한국농산물냉장협회'등 단체가 반발해 일단 13일로 공매를 늦췄다"고 7일 밝혔다.

농수산물유통공사 관계자는 "이 단체들은 13일 공매도 막겠다고 벼르고 있어 실제 중국산 마늘을 방출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농민단체와 냉장협회 측은 "중국산 마늘을 통마늘로 방출하면 마늘값이 폭락하고 농산물 유통업도 붕괴될 것"이라며 "정부는 중국산 마늘의 방출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또 "정부의 계획은 지난해 10월 1조8천억원을 투자해 우리 마늘을 지키겠다고 발표한 '마늘산업 종합대책'에도 역행한다"며 "수입 마늘을 냉동마늘이나 건조마늘로 가공해 판매하면 몰라도 통마늘로 방출해서는 절대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번에 농림부가 팔려던 중국산 마늘은 2001년산으로 우루과이라운드(UR)협정에서 의무적으로 수입하기로 한 최소시장접근(MMA)물량이어서 이를 제3국에 다시 수출할 수 없다.

농림부는 2001년산 마늘의 경우 보관기간 2년이 지나면 상하기 쉽기 때문에 3월 이전에 내다팔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농림부는 현재 중국에서 수입한 2002년산 마늘 1만4천t도 보관하고 있다.

수입품 마늘값은 MMA 물량의 경우 관세를 붙여 kg당 5백원 수준으로 국내산의 4분의1 수준이다. 정부는 국내 농가의 피해를 우려해 시가를 적용해 방출하고 있다.

농림부는 "도.소매 업체나 일부 지역의 가공업체들은 마늘값이 오르고 있으므로 보관분을 방출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냉장업체들이 보관하고 있는 마늘을 비싼 값에 팔려고 중국산 마늘의 방출을 막는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농림부는 해마다 이같은 다툼이 되풀이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해 속앓이만 하고 있다. 한편 농수산물유통공사는 7일 중국산 건조 마늘 8백20t을 공매에 부쳤으나 11t만 팔렸다.

허귀식 기자 <ksli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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