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로 번진 횡령|청소년축구대회 수익금 부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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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제10회「아시아」청소년축구대회의 재정 결산은 대회 조직위 안에서 고소사건으로 번져 풍문으로만 나돌던 일부 조직위 인사들의 부정이 폭로되고 어쩌면 집행부 존속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단계에 놓여있다.
지난 5월에 열렸던 제10회 청소년대회는 국고 보조 2천4백여 만원과 입장 수입금 4천4백 만원등 모두 6천8백여 만원이 들어왔던 국내 「스포츠」사상 최대규모의 대회. 그러나 소요경비가 무려 5천6백80여 만원에 이르고 순익은 1천1백20여 만원 밖에 되지 않아 경비지출에 흑막이 있었지 않느냐는 여론이 돌았다.
조직위가 사무국장 민병대씨의 명의로 재정부장 정남식, 재정출납관 박동관, 예매대행업자 박리석씨를 횡령혐의로 지난4일 사직당국에 고발한 것은 이같은 부정사건의 가능성을 구체화하고 있는 것.
송장에 의하면 박리석씨는 매표대금 총6백70만원 중 72만원, 재정부의 정남식·박동관씨는 57만원을 횡령했다는 것. 이같이 부족된 액수는 조직위자체가 계리사를 동원, 결산보고서를 내다가 밝혀낸 것인데 피소자들이 오히려 진정서로 맞서고 있어 흑막은 꼭 가려야할 실정에 있다.
그중 박씨의 경우는 재정부의 정남식부장과 김철차장이 72만원 상당의 표를 박씨에게 넘겨주었는데 재정부의 말과는 달리 박씨는 전혀 인수하지도 않은 표의 대금을 어떻게 지불할수 있느냐고 해서 문제가 된 것.
조직위는 당초 이 문제를 자체내의 과실이라고 인정, 1차분의 손실매표액(A석5백장 15만원)을 정남식 김철 박동관씨등 3명이 분담 판상키로 했으나 결산보고의 손실이 72만원에 이르자 정씨등은 일단 써냈던 판상 각서를 반환 받고 『법에 의해 부정을 가려 받겠다』고 버티고있다.
이 매표손실은 앞으로 서울운동장에 보관돼있는 잔표의 정리, 박씨의 인수증검토 등으로 흑백이 가려지겠지만 더 큰 문제는 근거 없이 사라진 57만원의 재정부의 횡령.
이 손실액도 처음에는 정씨가 판상하겠다고 나섰다가 최치환 위원장이 인감증명서까지 요구하는 바람에 정씨의 감정폭발로 고소에 이른 것.
그러나 바람과 같이 없어진 돈이니 자체 내에서의 진상규명은 끝내 어렵고 관련된 고소인들이 판상하거나 법의 심판을 받는 길밖에 없다.
또한 이들 피고소인은 업자들과 결탁된 다른 인사들의 부정을 폭로하고있어 사태는 더 악화 될 것 같다. 따라서 최회장의 강경한 고발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축구인들의 부정을 들춰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대부분의 피고소인들이 최회장으로부터 발탁됐고 같은 축구인들을 고발했다는 점은 전체 축구인들의 감정을 사고 있어 현집행부 존속에도 큰위험을 주고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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