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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 에피소드 2' 연휴흥행 선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팬들의 환호속에 3년만에 실체를 공개한 ‘스타워즈 에피소드 2-클론의 습격(Star Wars Episode II - Attack of the Clones)’이 금요일인 24일부터 메모리얼 데이 기념 공휴일인 27일 월요일까지 이어진 이번 연휴주말 4일동안 다시 파격적인 6,000만불의 수입을 벌어들이며 2주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클론의 습격’이 지금까지 벌어들인 총수입은 2억 131만불이 되었는데, 이로써 역대 두 번째로 빠르게(12일) 2억불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우게 되었다. 이는 비록 역대 최단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스파이더맨’(9일만에 2억불 돌파)보다는 3일이나 뒤지는 성적이지만, 종전 2위였던 ‘스타워즈 에피소드 1’의 13일 기록보다는 하루 앞당긴 성적이다. 이처럼 현재까지의 표면적인 수치로서는 ‘스파이더 맨’의 흥행력이 ‘스타워즈 에피소드 2’를 다소 앞서는 것처럼 보이지만, ‘스파이더 맨’이 북미 영화사상 최다 상영관 수인 3,876개 극장(종전기록은 ‘슈렉’의 3,715개 극장)에서 상영되고 있는 반면, ‘클론의 습격’은 그 보다 700여개나 작은 3,161개 극장에서 상영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어느 영화가 더욱 흥행강도가 높은 지를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어쨋든 두 영화 모두 4억불을 넘어서는 흥행수입을 기록할 것이라는 것이 현지 흥행분석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올 여름 흥행의 선두주자인 ‘스파이더 맨’은 연휴 4일동안 3,581만불의 우수한 흥행수입을 기록하며 2위 자리를 고수하였다. 지난 금요일 역대 최단기간인 개봉 22일만에 3억불흥행 수입을 넘어선(종전기록은 ‘스타워즈 에피소드 1’의 28일) ‘스파이더 맨’이 개봉 25일째인 지금까지 벌어들인 총수입은 3억 3,364만불에 달하는데, 이로써 ‘포레스트 검프’를 앞지르고 북미 영화사상 종합흥행수입 6위에 올라서게 되었다.

이 두 편의 환타지물이 흥행기록 수립 레이스를 벌이는 동안, 이번 연휴 새로이 전국개봉에 돌입한 신작은 모두 세 편이었는데, 이들 신작들도 훌륭한 흥행수입을 기록하며 나란히 박스오피스 3위부터 5위까지를 점령해 성공적인 데뷔전을 장식하였다. 이중, ‘메멘토’의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이 연출한 심리 스릴러물 ‘불면증(Insomnia)’이 2,607만불의 수입을 벌어들여 3위에 안착했고,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스피릿(Spirit: Stallion of the Cimarron)’이 2,321만불의 수입으로 4위에 랭크되었으며, 제니퍼 로페즈가 주연한 또 다른 스릴러물 ‘이너프(Enough)’가 가장 낮은 순위인데도 불구하고 1,721만불의 양호한 흥행수입을 기록하며 5위로 데뷔하였다.

이어서, 지난 주말 평론가들의 호평속에 개봉에 돌입한 휴 그랜트 주연의 코메디물 ‘어바우트 어 보이(About A Boy)’가 982만불의 수입으로 6위에 랭크되었고, 성인관객을 위한 리차드 기어-다이안 레인 주연의 에로틱 스릴러물 ‘언페이스풀(Unfaithful)’이 755만불의 수입으로 7위에 기록되었다.

흥행기대작이었던 ‘스피릿’을 누르고 이번 연휴 개봉신작들중 가장 높은 흥행을 기록한 ‘불면증(Insomnia)’은 ‘메멘토’로 전세계 영화매니아들을 흥분시키며 그 작가적 재능을 인정받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새로 선보이는 스릴러 신작이다.

1997년에 나왔던 에릭 스코졸드재르그 감독의 동명의 스릴러물을 리메이크한 이 영화는 중년 연기자인 알 파치노와 로빈 윌리암스, 그리고 ‘소년은 울지 않는다’의 힐러리 스왕크 등 세 명의 오스카 수상배우를 기용하여 심리 스릴러의 진수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냉정한 연쇄살인자로 출연하여 완벽한 변신을 시도한 로빈 윌리암스의 연기는 일품이라는 것이 현지의 반응.

불과 제작비 6천불의 단편영화로 데뷔하였던 놀란 감독은 이번 영화를 통해 처음으로 메이저 영화사의 작품을 연출하게 되었는데, 스타 시스템을 갖춘 이번 영화의 제작에는 6천만불이 소요되었다. 이러한 제작규모의 상승에 대해 놀란 감독은 “어느 순간 수백만불을 써버리더군요. 하지만 다른 사람의 돈이니까 괜찮지요. 뭐.”라고 웃어넘긴다.

17세 소녀의 살인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LA 경찰청 소속의 베테랑 경찰관 윌 도너(알 파치노)와 그의 동료 햅(마틴 도노반)이 알라스카의 작은 마을에 도착한다. 그들은 이내 살인사건의 일급 용의자로 은둔 소설가인 월터 핀치(로빈 윌리암스)를 지목하지만 월터는 잠복근무중인 윌과 햅을 따돌리고 사라진다. 추적중에 도너는 안개속에서 총을 발사하고, 이내 쓰러진 햅이 발견된다. 동료의 죽음에 대한 자책감으로 상심에 빠진 도너는 지역 경찰(힐러리 스왕크)의 도움을 받아 월터와의 대결에 나선다. 이제부터 핀치와 월터 사이에 치밀한 두뇌게임이 펼쳐지는데...

이 영화에 대한 평론가들의 반응은 감독의 전작으로서 극찬을 받았던 ‘메멘토’를 훨씬 능가할 정도로 열광적이었다. 시카고 트리뷴의 마크 까로는 “감독의 전작인 ‘메멘토’가 일부 영화매니아들만이 사랑할 수 있는 스릴러물이었다면, 이번 ‘불면증’은 일반 관객들 모두가 좋아할 수 있는 영화이다.”고 평했으며, 시카고 트리뷴의 로저 에버트는 “다른 리메이크물들과는 달리, 이번 ‘불면증’은 결코 활기없는 재생산물이 아니었다.

이 영화는 마치 훌륭한 연극을 새로이 연출하는 것과 같은 동일 소재의 새로운 해석이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으며, LA 타임즈의 케네스 튜란은 “사이츠의 각본은 원작에 매우 가깝지만, 놀란 감독은 능숙하고 다양한 솜씨로 어렵지 않게 자신의 영화로 소화해 내었다.”고 박수를 보냈다. 또, CNN의 폴 타타라는 “놀란감독은 이제 스티븐 소더버그, 데이비드 러셀, 커티스 헨슨, M. 나이트 샤말란과 함께 할리우드 시스템속에서도 자신만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감독들의 대열에 진입하였다.”고 평하는 등 모든 평론가들은 놀란 감독의 연출력에 경외감을 나타내었다.

이번 주말 4위로 개봉한 ‘스피릿(Spirit: A Stallion of the Cimarron)’은 ‘슈렉’으로 지난해 초여름을 장악했던 드림웍스가 그 흥행성과를 재현하기 위해 올해 북미 여름시즌 첫 번째로 내놓은 애니메이션물이다.

작년의 ‘슈렉’과 ‘몬스터 주식회사’와 올해 초 개봉한 ‘아이스 에이지(Ice Age)’ 등 순수 컴퓨터 그래픽만으로 제작된 3D 애니메이션들이 빅히트를 거두는 반면, 2D 애니메이션인 디즈니의 ‘아틀란티스’, 드림웍스의 ‘엘도라도’ 등이 상대적으로 침체된 흥행성과를 나타낸 최근의 분위기에서, 2D 에니메이션인 ‘스피릿’으로 올해 애니메이션 흥행시장에 첫 도전장을 내민 드림 웍스의 시도는 파격적으로 보인다. (공교롭게도 올해 안으로 선보일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신작 ‘릴로와 스팃치(Lilo and Stitch)’, ‘보물섬(Treasure Planet)’ 등도 모두 2D 애니메이션이다)

드림웍스의 창업주이자 디즈니 시절 ‘라이언 킹’ 등 수많은 히트 애니메이션을 배출했던 제프리 카첸버그 등 이 영화의 제작진은 제작비 8천만불을 투입한 ‘스피릿’이 단순 2D 애니메이션이 아닌, 2D(전통)와 3D(디지털)가 완벽하게 결합한 ‘트래디지털(tradition+digital)'이라고 불리기를 주장한다. 둘 사이의 장점만을 살린 탓에 관객들은 2D와 3D 장면의 전환을 눈치챌 수 없을 정도라는 설명이다.

서부개척시대의 대자연을 무대로 야생마 스피릿의 모험을 그린 이 영화에는 ‘굿 윌 헌팅’의 맷 데먼, ‘베이브’의 제임스 크롬웰, 인디언 계 배우인 대니얼 스투디 등이 목소리 연기를 담당했고, 브라이언 애덤스와 한스 짐머의 주제곡들이 시종일관 흘러나와 영화를 아름답게 수놓고 있으며, 드림 웍스의 첫 번째 애니메이션 ‘이집트 왕자’의 스토리 감독을 맡았던 켈리 애즈베리와 로나 쿡이 연출을 담당하였다. 이번이 그들의 감독 데뷔작이다.

19세기 서부개척시대. 광활한 서부의 황야를 질주하는 야생마들의 무리가 있다. 이들중 젊은 말 스피릿(울음소리로 대사를 대신하지만 회상 나레이션은 맷 데이먼이 맡았다)은 어릴 적부터 같이 자라온 야생마 무리의 리더로서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밤, 어디선가 들려오는 하모니카 소리에 빠져든 스피릿은 소리를 쫒아 가다가 난생처음으로 사람들과 마주치고 결국 사람들에게 붙잡혀 백인 기병대에 팔리는 신세가 된다.

기병대장(목소리 연기: 제임스 크롬웰)은 스피릿을 다른 말처럼 노예로 길들이려고 하지만 스피릿은 포로로 잡혀있던 라코타 인디언 청년 리틀 크릭(목소리 연기: 대니얼 스투디)과 함께 기병요새를 탈출하고 리틀 크릭의 애마 레인과 사랑에 빠진다. 기병대의 인디언 마을 습격으로 레인, 리틀 크릭과 이별을 한 스피릿은 다시 철도건설 공사장에 붙잡히게 된다. 그러나 그 어떤 시련도, ‘오즈의 마법사’의 도로시처럼 ‘집보다 나은 곳은 없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고 무리로 돌아가려는 스피릿을 막을 수 없다.

이 영화에 대하여 대부분의 평론가들은 대만족의 반응을 나타내었다. USA 투데이의 클라우디아 퓨즈는 “아이들과 어른들 모두의 마음을 감동시키는 동시에 그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영화.”라고 평했고,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의 오웬 글라이버맨은 “‘밤비’의 새로운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장엄한 영화는 코믹한 대사들 없이도 아이들을 매혹시킨다. ‘스피릿’은 단순하면서도 우아한 신념으로 만들어진 동화.”라고 만족스러워했으며, 워싱턴 포스트의 디슨 호우 역시 “이 영화의 대단한 액션 장면들은 관객으로하여금 자신들이 만화영화를 보고 있다는 사실을 잊게 만든다.”고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또한 이 영화의 기술적 측면(제작진이 트래디지털이라고 칭하는)에 대해서도 평론가들의 높은 평가가 이어졌는데, 뉴스데이의 진 세이머는 “비록 컴퓨터의 도움을 받았음에도, 이 영화는 ‘라이언 킹’과 ‘밤비’ 등으로부터 이어지는 옛날 스타일의 동물 주연 셀 애니메이션의 전통을 느끼게 만든다.”고 평했고, LA 타임즈의 케네스 튜란은 이 영화의 오프닝 3분을 주목하면서 “그 멈추지 않는 질주 씬은 어찌나 흥분되는지 캐릭터들에게 생명을 불어넣은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찬사를 보냈다.

이번 주말 5위로 개봉한 ‘이너프(Enough)’ 는 소니 산하 컬럼비아 영화사가 젊은 여성관객층(특히 흑인여성이나 라틴계 여성들)을 대상으로 노리고 최고의 여성스타 제니퍼 로페즈를 기용해 만든 스릴러물이다. ‘불면증’과 스릴러물이라는 점에서는 같은 장르이지만 여성관객을 대상으로한 만큼 폭력씬이나 노출씬은 훨씬 적은 이 영화의 연출은 ‘007 언리미티드’와 ‘광부의 딸’을 연출했던 마이클 엡티드가 담당하였고, ‘원스 앤 어게인(Once and Again)’을 통해 스타로 부상한 빌 켐벨이 로페즈의 상대역을 맡았다.

웨이트리스로 생계를 꾸려나가던 슬림(제니퍼 로페즈)은 매력적이고 부유한 사업가인 밋치(빌 켐벨)와 결혼하면서 인생의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사랑스러운 남편과 아름다운 집, 그리고 귀여운 5살의 딸 그레이스까지 그녀는 마치 원하는 모든 것을 가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내 밋치의 내부에 숨어있던 폭력성이 들어나면서 그의 난폭한 행동이 시작되고, 슬림은 그를 피해 그레이스와 함께 도망친다. 하지만 밋치와 그가 고용한 남자들은 집요하게 그녀의 행방을 추적하고, 그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슬림의 노력은 번번히 무너진다. 이제 그로부터 이미 고통을 충분히(enough!) 받았다고 결론내린 그녀는 반격을 계획한다!

이 제니퍼 로페즈 표 신작 스릴러물에 대한 평론가들의 반응은 한마디로 혹평일색이었다. 뉴욕 타임즈의 스티븐 홀든은 “영화가 끝나고 나면, 당신은 왜 높은 평판을 받고 있는 마이클 앱티드 감독(‘광부의 딸’)과 재능있는 각본가 니콜라스 카잔(‘행운의 반전’)이 이같은 졸작에 손댔는지 궁금할 것이다.

그들은 아마도 이런 졸작을 만들어들라는 뭉칫돈의 제안을 받았을 것 같다.”고 빈정대었고, 롤링 스톤의 피터 트래비스 역시 “당신은 적어도 앱티드 감독과 카잔의 각본으로부터 이같이 진부함으로 뭉쳐진 졸작보다는 더 나은 것을 기대했을 것이다.”며 유감을 표했으며, 시카고 트리뷴의 마이클 윌밍턴은 “그럴싸하게 시작한 스토리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곧 싸구려 멜로드라마 수준의 할리우드산 헛소리로 변신하고 만다.”고 고개를 저었다.

또 주연인 로페즈에 대해서도 평론가들은 공격을 멈추지 않았는데, 그 예로 보스톤 글로브의 르네 그레이엄은 로페즈에 대해 “한 때, ‘죠지 클루니의 표적’을 통해 날카롭고 섹시한 여배우로 부상하기도 했던 그녀는 이제 스크린에서는 더 이상 가망성이 없어 보인다.”고 비판하였다.

기타 이번 연휴 10위권에 든 나머지 작품으로서, 10대용 화장실 코메디물 ‘뉴 가이(The New Guy)’가 543만불의 수입으로 8위에 랭크되었고, 벤 애플릭과 샤뮤엘 잭슨이 한판 승부를 벌이는 스릴러물 ‘체인징 레인스(Changeing Lanes)’가 191만불의 수입으로 9위, 그리고 ‘더 락’ 주연의 액션 모험물 ‘스콜피온 킹’이 184만불의 수입으로 10위에 턱걸이하였다.

장재일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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