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호의 손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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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입성이 날개라고 우리는 말한다. 옛날「로마」인도 의상은 사람을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무리 입성이 날개라지만 갈퀴를 단 외팔잡이나 절룸발이는 여전히 불구자다. 그리고 불구자에게 대하여는 동정에 앞서 우선 섬뜩한 느낌을 갖는것이 정상인의 정상적인 반응이다. 그러나 누구를 위하여, 무엇을 위하여 바친 팔이며 목숨이냐를 생각한다면 그들을 좀더 따뜻하게 받아들여야 마땅한 일일것이다.
정부가 군사원호대상자고용법을 시행한지 오래된다. 동법에 의하면 일정규모이상의 직원을 채용하고 있는 개인및 국영기업체에서는 3%내지 8%의 범위내에서 군경원호대상자를 채용토록 되어 있다. 그러나 엊그제 원호처에서 발표한바에 의하면 원호대상자의 취업상태가 가장 부진한 곳은 정부관저와 국영기업체라 한다. 정부인사의 총본산이라할수있는 총무처같은 곳은 법정고용인구수 38명에1명밖에 취업되지 않고 있다.
그나마 요행히 취업된 원호대상자라 할지라도 그반수이상은 5천원이상 6천윈미만의 알량한임금으로 끼니를 이어나가야한다. 원호처 통계에의하면 전국의 취업자는 1만8천4백59명에 지나지않으며 그중에서 우리나라 근로자의 월평균임금인 9천1백80원선이상을받는자는 불과19%밖에 안된다는것도 밝혀졌다.
아무리 가난해도 따뜻한 가족이있고 몸이 성하면 서러울것도없다. 군경유가족이나 상이용사들의 경우 6천원안팎의 저소득으로생활한다는것은 이중의 슬픔을안겨 주기마련이다. 그리고 이들에게사회를 백안시하고 의붓자식의 비뚤어진 생리를 어느덧 키워주는 것이된다. 그것은 사회적양식이나 시민의 책무와같은 까다로운 문제를 떠나서라도 깊이 돌이켜 볼 사회적문제임에 틀림없다.
흔히원호대상자들은 근무성적이 좋지 못하고, 동료들과의 접촉이거칠고, 상사에 대한 반발이 세다는 것을 말한다. 개인기업체의 경우는 고객들에 대한 나쁜 인상을탓한다. 어느면에서는 원호대상자들도 자생해야할 문제다. 그러나 마치동냥주듯이 그들을 받아들이는 펀에서도 정부를 위시해서 그 이상으로 깊은 뉘우침이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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