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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성 유용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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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인도의 한 국회의원은 『여자가 30이 넘으면 무용지물』이라는 말을 했다가 봉변을 당했다. 그는 자신의 체험적 여성론도 아니고, 섣불리 「수카르노」(전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말을 인용했었다.
그러나 수카르노씨의 「여자 3세 무용성」엔 누구도 반론을 들이댈 주제가 못된다. 그것에 관한 한, 「수카르노」씨를 때려 누일 「챔피언」은 쉽지 않을 것 같다.
나이로 보나, 몸소 겪은 체험으로 보나, 견문으로 보나, 그의 「여성론」에는 일단 점수를 매겨줄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우리나라에서 여성 30세 무용지물이라고 했다가는 큰 코 다칠 것이다. 「올드·미스」는 우리 주변의 어디에서나 방긋방긋 웃고 있다. 함부로 유용·무용할 수 있는 형편이 아니다. 경제기호기원의 센서스에 의하면 우리나라엔 만혼현상이 해마다 현저해 가고 있다. 작년의 경우 남자는 30에서 34세 사이에, 또 여자편에선 25세에서 29세 사이에 결혼하는 「퍼센티지」가 제일 높다. 「수카르노」의 말은 우리 사정으론 무효를 선언할 수 있는 처지이다.
이왕조의 법전인 「경국대전」은 남 15세, 여 14세의 혼인을 허락하고 있다. 12살 아기 신랑이 20살 처녀의 치마폭에서 훌쩍훌쩍 우는 조혼풍경은 야담 아닌 실화로서 바로 우리들의 웃어른이 들려주는 얘기였다. 그러고 보면 불과 2, 3대 사이에 결혼연령은 20년이나 뜀박질을 한 셈이다. 옛 어른들의 표현으로 『애늙은이』들이라야 요즘은 시집 장가를 가는 것이다.
하긴 열대지방에선 아직도 8, 9세에 프로포즈를 하며, 12세에 비극 아닌 「스위트·홈」을 이룬다. 열대가 아니라도 분명한 미국에선 해마다 8천여건의 미성년 임신사건이 일어난다. 여고생의 60%가 성경험자라는 보고서도 있고 보면 사건이랄 것도 없다.
만혼은 상찬할 일만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무릎을 칠 일은 아니다.
생활능력도 없는 주제에 식솔이 주렁주렁한 몰골은 20대 청년의 경우엔 너무 초췌하다.
여자 편에서도 그건 마찬가지이다. 킨제이 보고서에 따르면 인간의 성 능력 한계는 남 70세, 여 60세이다. 30대의 노청년들은 얼마든지 꿈같은 인생을 내다 볼 수 있는 것이다. 노처녀들은 맵시내는 일에 더 분발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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