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기업이 끌고 대기업은 밀고 … 상생 생태계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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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는 발명에 비유되고 창조경영은 발견에 비유된다. 결국 꾸준한 연구와 노력이 새로운 제품과 시장을 만들어 낸다. SK케미칼은 옥수수, 밀 등 식물에서 추출한 원료를 기반으로 만든 합성폴리에스터 ‘에코젠’을 개발해 친환경 소재의 바이오플라스틱을 만들어 냈다. 사진은 SK케미칼의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울산공장에서 근무자들이 친환경 소재 에코젠의 생산설비를 점검하는 모습이다. [사진 SK케미칼]

국내 재계의 화두는 창조경제다. 창조경제는 창의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모든 경제활동을 말한다. 산업 간 융합은 물론 산업과 문화의 융합 등을 통해 신성장동력과 일자리를 창출해 내는 것을 말한다. 창조경제는 창조경영과 일맥상통한다.

창조경제는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에 화답하듯 다양한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삼성그룹이 1조5000억원 규모의 미래기술육성재단 설립을 발표한 것이다. 또 LG그룹도 내부 일감을 외부에 나눠주고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는 내용의 ‘새 계획’을 내놓았다. SK그룹도 ICT융합사업에 3년간 1조2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고, 현대차그룹은 일찌감치 6000억원 규모의 광고와 물류 일감을 중소기업에 개방하기로 했다.

◆창조경제의 조건=창조경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부,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창조경제의 시작은 개개인의 창의력과 상상력이다. 개인의 창의력과 상상력이 풍부하게 살아움직여 그 결과물이 제품으로 생산돼야만 열매를 맺을 수 있다. 결국 창조경제를 위해서는 벤처기업을 비롯한 중소기업 등이 원활하게 활동할 수 있는 생태계가 잘 갖춰져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개인 또는 벤처를 꿈꾸는 예비 사업가들이 창업을 시도하는 데 어려움이 없게 해줘야 한다. 단순한 경영컨설팅은 물론 투자자본도 손쉽게 구할 수 있도록 다양한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대기업은 새싹 기업들과 예비 기업인들의 꿈을 북돋워줘야 한다. 물론 창조경제의 틀 속에서 성장한 예비 기업인들은 그들만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제품 개발과 생산에 몰두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생각을 바꿔야 살아남는다= 창조경제를 지향한다고 해서 모두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란 쉽지 않다. 물론 대기업들도 창조경제를 바탕으로 꾸준한 기술개발과 해외 진출을 꿈꾸고 있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새로운 서비스와 상품을 개발해야 하는 것이 바로 대기업의 의무이자 책임이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창조경제를 지향하며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좋은 모델을 제시하는 기업과 제품도 있다. 마미로봇, 딤채, 쿠쿠 등이다. 마미로봇은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상대로 로봇청소기 시장을 석권하고 있고 위니아만도는 딤채를 통해 이전에 없던 김치냉장고 시장을 개척해 냈다. 쿠쿠전자의 전기압력밥솥 쿠쿠는 시장 점유율 80%를 넘을 정도다. 이들 기업이 모두 창조경제의 틀 속에서 성장한 것은 아니지만 창의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음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다.

◆창조경제의 시작은 1인 기업=2011년 통계를 살펴보면 국내에서 한 해에 생겨나는 기업은 80만 개 정도다. 이 중 90%가 1인 기업이다. 정부에서는 1인 창조기업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창조경제란 용어가 생겨나기 전부터 등장했지만 자신만의 아이디어로 높은 부가가치를 추구한다는 면에서 창조경제, 창조경영과 같다고 볼 수 있다. 2012년 기준으로 약 30만 개에 이른다.

1인 기업의 증가는 IT기술이 한몫했다. 다양한 스마트기기 등이 등장하면서 언제 어디서나 다양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보니 아이디어만으로 다양한 비즈니스가 가능해졌다. 우리가 알고 있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 구글의 래리 페이지,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등도 시작은 1인 기업이었다. 비록 국내 1인 기업의 토양이 해외와 같지 않지만 창조경제의 힘은 결코 약하지 않다. 국가 경제의 미래는 이제 창조경제와 창조경영에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창조경제 종합포털 시범서비스 오픈=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문기)는 창조경제에 대한 소통의 창구로서 “창조경제 종합포털(www.creativekorea.or.kr)”을 구축해 5월 22일부터 시범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번 시범서비스에서는 창조경제 개념 설명, 사례 소개, 정보자료(교육, 포럼, 언론보도 등) 등을 제공하고, 국민과 기업 등으로부터 자신의 창조경제 사례를 신청받는 서비스를 우선적으로 제공함으로써 국민이 창조경제를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하고 공감대를 형성해 나갈 계획이다. 더불어 국민맞춤형의 더 나은 창조경제 종합포털로 만들기 위해 국민의 의견을 수렴해 단계적으로 서비스를 확대·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래부는 창조경제 포털은 완성된 것이 아니라 국민과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정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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