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올 들어 처음으로 30.2도까지 치솟았다. 거리를 걷다 보면 등에 땀이 찰 정도의 더위였다. 평년(1981~2010년 평균) 5월 하순의 기온보다 5도나 높은 한여름 날씨를 보인 것이다. 때이른 이번 더위는 주말과 휴일까지 이어진 뒤 다음 주 월요일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면서 한풀 꺾이겠다.
하지만 올여름 더위는 결코 만만찮을 전망이다. 일찍 시작돼 늦게까지 이어지고, 8월에는 찜통 더위도 기승을 부릴 것이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이날 내놓은 ‘여름철 장기 예보’와 ‘가을철 기후 전망’에서 6월 초순과 하순의 기온이 평년보다 높겠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나타나는 8월에도 기온이 평년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9월 이후에도 일시적 고온 현상이 나타나는 등 늦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기상청은 예보했다.
기상청 김현경 기후예측과장은 “최근 들어 여름 더위가 일찍 시작되고 있고 여름이 끝나는 시기도 9월 이후로 늦어지는 추세”라며 “올해도 최근에 나타나는 여름철 날씨 패턴을 그대로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시기적으로 보면 6월 초순에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자주 받아 평년보다 높은 기온을 보이겠고, 6월 중순에는 남쪽을 지나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리겠다. 또 올 6월 하순에는 더운 남서기류가 들어오면서 일시적으로 고온현상을 보이고 다소 많은 비가 내릴 전망이다. 이에 따라 남부지방의 경우 6월 중순부터 비교적 일찍 장마가 시작될 가능성도 있다고 기상청은 내다봤다.
7월의 경우 기온·강수량 모두 평년과 비슷하겠지만, 장마가 끝난 8월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기온이 평년보다 높고 무더운 날이 많을 것으로 기상청은 예상했다. 또 대기 불안정으로 인해 지역에 따라 집중호우가 내리는 곳도 있겠다.
한편 기상청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한반도의 여름이 갈수록 더워지고 길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1973~2012년 전체적으로는 10년마다 여름철 기온이 0.14도 상승했지만 최근 10년 동안에는 1.5도가 상승했다. 여름철 기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강찬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