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행자교육원 늦깎이 출가자 몰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3면

불교 조계종에 40대 이상 늦깎이 출가 희망자가 대거 몰렸다.

조계종 교육원(원장 무비스님)이 최근 제24기 행자교육원 입교 신청을 마감한 결과 총 2백92명(여자 97명)중 42%인 1백23명이 40대 이상이었다. 지난해 8월에 시작한 23기 행자교육 신청자는 모두 2백35명이었으며 이중 40대는 20%인 47명이었다.

이번에 40대 이상 출가 희망자들이 크게 늘어난 것은 국제통화기금(IMF)경제위기 이후 행자들의 연령대가 높아져 승단의 위계질서가 흐트러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조계종이 지난해 9월 출가 연령에 제한을 둔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40대 이상이 조계종 출가의 첫 관문인 행자교육원에 입교할 수 있는 길은 실질적으로 이번이 마지막이다.

교육원은 다음달 9일부터 23일간 해인사나 범어사 등 전통사찰에서 행자교육원을 개원 , 부처님 생애와 초발심자 경문, 조계종사, 기초교리, 각종 의식 등 불교소양교육을 실시한다.

소양교육을 이수하고 5급 승가고시에 합격한 행자는 예비승 자격인 사미.사미니계를 받는다. 계를 받은 뒤에는 종단 교육기관인 중앙승가대학이나 동국대 불교학과 등에서 4년간 교육을 받아 비구.비구니계를 수지, 정식 승려가 된다.

한편 불교계 일부에서는 출가 연령에 제한을 두는 것이 불교의 기본 정신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뒤늦게 발심한 사람들이 스님이 되는 기회를 박탈당할 수 있다는 우려다.

조계종 총무원 측은 이와 관련, "그런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정명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