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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사건 격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초여름의 문턱에 이르면서 삶을 비관해서 자살하는 사람이 느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8일 하룻동안 서울시내에서만도 일가족4명이 집단음독, 3명이 목숨을 저버린 것을 비롯, 10건의 자살사건이나 9명이죽고 3명이 미수에 그쳤다. 이들의 자살동기를 보면 모두 실직으로인한 생활고, 부채, 공부못함에서 오는 좌절감등이 원인으로 나타났지만 그중에서도 생활고가 가장 두드러진 원인. 성모병원 자살예방「센터」의 집계에 따르면 올들어 5월 현재까지 서울주변에서 일어난 자살환자는 약2백여명으로 추정되고있는데 이중에는 대부분 무직자가 많았고 연령으로 보면 20대가 많았다.

<정신면에 큰 원인|「자살센터」분석
「자살센터」의 통계 분석에 따르면 자살기도자의 성별은 여자가 남자보다 1·3배 가량 많고 학력별로 보면 오히려 교육을 받은 사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 자살원인이 정신적인면에 더 많이 기인하고 있음을 보여주고있다.
전문가들은 죽음을 찾는 계절과 시간은 5, 6윌이 전체의50%를 넘고있으며 특히 하오6시에서 12시사이가 가장 많은 90%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 「5월의 하오」를 조심하도록 당부하고있다.
어머니날인 8일 하오 4시30분쯤 서울용산구용산동2가8번지 최길순 여인(32)이 장녀 박경숙양(13·용암국민교6년) 2녀 경희양(11·용암국민교4년) 4녀 경주양(8)등 3자매를 사람이 드문 남산숲속으로 데리고가 약명미상의 독약이 든「콜라」를 먹여 경희 경주 두딸과 최여인이 숨지고 경숙양만이 살아남았다.
장녀 경숙양은 최여인이 먼저「콜라」를 마시고 차례로 아이들에게 마시게 하다가 배를 움켜쥐고 신음하는것을보고 놀라「콜라」병을 입에대는 시늉만하고 던져버리면서『사람살리라』고 소리쳐 소풍객 김귀룡씨(48·용산동2가8)등 2명에게 발견됐다.
지난10월 남편과 사별한 최여인은 4명의 회사원을 하숙을쳐 살아왔는데 자녀들의 교육비와 생왈비에 쪼들려 두아들을 친척에게 맡기고 딸 셋만 데리고 있었다한다.
최여인의 바지주머니에는『죄많은 어미는 딸만 데리고 먼저가니 남은 애들에게 공부를 시켜달라』는 내용의 유서가 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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