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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생일 맞은 차차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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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로버는 올해로 창사 65주년을 맞았다. 이를 기념해 `역전의 용사` 들이 한데 모였다.

올해 특별한 생일을 맞이하는 차들이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가 대표적이다. 올해 데뷔 20주년이다. BMW는 75년 3시리즈로 고급 소형차 시대의 서막을 열었다. 한때 벤츠에게 인수될 뻔 했던 BMW가 라이벌로 거듭난 계기였다. 3시리즈에 자극받은 벤츠는 82년 190, 93년엔 그 후속인 C 클래스를 선보였다. 이후 C 클래스는 지금의 3.5세대까지 진화했다.

벌써 서른이 된 차도 있다. 83년 출시된 랜드로버 디펜더가 주인공이다. 처음의 이름은 차체 길이에 따라 90과 110이었다. 디펜더란 이름은 90년부터 쓰기 시작했다. 이 차는 꼿꼿한 외모, 판판한 유리, 알루미늄 패널 등 데뷔 당시 특징을 변함없이 내리물림 중이다. 심지어 일부 한정판 빼면 여전히 자동변속기조차 없다. 때문에 ‘살아있는 화석’으로도 불린다.

 폴크스바겐 파사트는 어느덧 불혹의 나이가 됐다. 지난 60년대 말, 폴크스바겐은 위기의식을 느꼈다. 라인업 이래봤자 비틀과 변형 모델이 전부였던 탓이다. 게다가 죄다 공랭식 엔진을 차체 꽁무니에 얹은 구닥다리였다. 그래서 폴크스바겐이 자회사 아우디의 수랭식 엔진과 앞바퀴 굴림 기술을 활용해 73년 완성한 차가 파사트였다. 현재 모델은 7세대 째다.

 

포르셰 911은 올해로 데뷔 50주년을 맞았다. 왼쪽이 1세대, 오른쪽이 최신형인 7세대다. 덩치를 키웠을 뿐 고유의 모습을 꿋꿋이 지켰다.

포르셰 911은 한 술 더 뜬다. 반세기 역사를 헤아린다. 911은 폴크스바겐 비틀을 밑바탕 삼아 만든 스포츠카 356의 후속이었다. 피스톤을 모로 눕힌 수평대향 엔진을 차체 뒤쪽에 얹고 뒷바퀴 굴리는 ‘RR’ 구조를 고스란히 물려받은 이유다. 63년 가을, 포르셰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이 차를 선보이기로 했다. 이름은 개발명인 901을 그대로 쓸 요량이었다. 그런데 예상 못한 복병을 만난다. 프랑스의 푸조가 중간에 ‘0’이 들어가는 세 자리 숫자의 차 이름을 쓸 권리를 갖고 있었던 것. 결국 포르쉐는 이듬해 901을 양산하면서 이름을 911로 바꿨다. 이후 911은 카브리올레·타르가·사륜구동·터보 등으로 가지를 쳤다. 하지만 RR 구성과 독특한 옆모습은 꿋꿋이 지켜오고 있다. 지금 모델은 개발명 991의 7세대다.

 

쉐보레 콜벳은 내년이면 환갑이다. 쉐보레는 올 초 최신 콜벳(빨간색)을 공개했다. 뒤에 늘어선 차는 왼쪽부터 1~6세대 콜벳이다.

쉐보레 콜벳은 53년 데뷔했다. 환갑이 코앞이다. 1세대를 디자인한 빌 미첼은 상어의 느낌을 담고자 했다. 하지만 정작 양산할 땐 ‘가오리’라는 뜻의 ‘스팅레이(Sting Ray)’라고 불렀다. 콜벳은 올 초 7세대로 거듭났다. 알루미늄 뼈대로 감량에 성공했다. 450마력짜리 V8 6.2L 직분사 엔진을 얹고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을 4초 이내에 마친다. 양산은 올 하반기 시작된다.

 자동차 업체는 생일기념 모델을 만들기도 한다. 랜드로버는 98년 자동변속기 얹은 디펜더를 창사 50주년 한정판으로 1071대 선보였다. 포르셰는 최근 911 탄생 50주년을 기념해 911 GT3을 내놓았다. 쉐보레는 신형 콜벳에 ‘스팅레이’란 애칭을 부활시켰다. 향수를 자극하기 위해서다. 쉐보레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 내 콜벳 고객의 평균 나이는 55세 이상이다.

 한편, 국산차 가운덴 기아 스포티지가 올해 데뷔 20돌을 맞는다. 91년 도쿄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됐을 때 스포티지는 자동차 업계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당시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은 으레 키가 껑충했다. 사다리꼴 프레임에 차체 얹은 구조 때문이다. 반면 스포티지는 상대적으로 납작했다. 앞뒤 바퀴 사이의 프레임을 U자형으로 구부린 묘안 덕분이었다. 그 결과 무게중심을 낮출 수 있었다. 그만큼 운전감각이 개선됐다. 타고 내리기도 한층 편했다. 스포티지는 SUV와 왜건의 틈새를 절묘하게 파고들었다. 오늘날 크로스오버 유틸리티 차량(CUV)의 원조였던 셈이다. 안방 무대에서 스포티지에게 허를 찔린 일본차 업계도 곧장 대응에 나섰다. 그 결과 94년 도요타 RAV4, 95년 혼다 CR-V가 잇달아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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