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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세 "북, 판돈 다 잃고 무일푼 될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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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한국과 미국의 외교·국제 문제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댄 중앙일보-CSIS포럼은 박근혜 대통령과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 후 2주일 만에 열렸다.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양국의 평가와 함께 전쟁 위협을 고조시키고 있는 북한의 김정은 체제에 대한 전망과 한반도 위기를 풀기 위해 다양한 해법이 쏟아졌다. 올해로 세 번째를 맞은 이번 포럼의 주제는 ‘김정은의 도박과 한반도 위기 상황’이었다.

 포럼 참석자들은 3개 세션으로 나눠 오전에는 ‘김정은의 북한 어디로 가는가’를, 오후에는 ‘평화적 해결책, 가능한가’ ‘동북아 긍정적 진로 전망’을 놓고 토론했다. 특히 1세션에서는 대북 강경파와 온건파의 팽팽한 입장 차이가 드러나 분위기를 달궜다. 마이클 그린 CSIS 아시아담당 선임부소장,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 천영우 전 외교안보수석 등 한·미의 대표적 대북 강경파들이 한 축을 형성하며 국내 학계의 대표적인 대북 온건파 학자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와 논쟁을 벌였다. 사회자이자 진보 성향의 학자인 문정인 연세대 교수가 김 교수를 몇 차례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하자 그린 부소장이 “(강경파와 온건파의 대결이) 3 대 1인 줄 알았는데 실제론 3 대 2”라고 말해 폭소가 터졌다.

 윤병세(사진) 외교부 장관은 오찬에 참석해 특별 연설을 했다. 그는 포럼 주제(‘김정은의 도박과 한반도 위기 상황’)를 거론하며 “도박이라는 것은 속성상 판돈을 잃게 될 가능성이 많다. 설령 (김정은이) 조금 따더라도 결국 무일푼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북한의 도발과 긴장 고조 의도에 대해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고자 하는 의지를 더 구체화한 것”이라고 진단하면서 “북한이 지난 10년간 남북 간 경제 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마저 자신들의 위험한 도박에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북한의 도발과 위협은 실패하고 있고 실패할 수밖에 없다”며 “북한은 과거의 실수를 답습하지 말고 개방과 번영의 길로 나서는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찬에는 이홍구 전 총리, 사공일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 백영철 건국대 명예교수, 김현종 전 주유엔대사, 신봉길 한·중·일 3국협력사무국 사무총장(대사), 백승주 국방부 차관, 이백순 외교부 본부대사 등이 참석했다.

 이날 포럼 방청석에는 서울대·연세대 학생 100여 명을 비롯해 200여 명의 청중이 객석을 가득 메웠으며 날카로운 질문들이 쏟아졌다.

◆중앙일보-CSIS포럼=중앙일보와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한·미의 대표적 외교·안보 전문가들을 초청해 한반도 주변 상황을 진단하고 해법을 제시해 온 연례 포럼. 2011년 출범했으며 올해로 3회째다. 1962년 설립된 CSIS는 세계적 싱크탱크로, 미국의 대외정책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역대 미국 행정부와 의회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전문가가 다수 참여하고 있다.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전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이사 또는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이 발표한 ‘2012 세계 싱크탱크 보고서’에서 브루킹스 연구소 등에 이어 세계 5위, 외교분야만 놓고 볼 때 세계 1위로 선정됐다.

특별취재팀=장세정·이지은·정원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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