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리금 보장형 퇴직연금 금리, IBK연금보험 연 3.85% 1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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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국내 금융회사 중 원리금 보장형 퇴직연금 금리가 가장 높은 것은 IBK연금보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의 1년 만기 원리금 보장형 퇴직연금 보험은 현재 이율이 연 3.85%에 달했다. 각 금융회사가 홈페이지에 공시한 ‘원리금 보장형 퇴직연금 적용 금리’를 비교한 결과다. 금융사들은 매달 전반기와 후반기 두 차례씩 이 금리를 공시한다. 이번에 비교한 것은 5월 16~31일 사이에 가입했을 때 받는 금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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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BK연금보험 측은 “후발주자로서 퇴직연금 시장에서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 자산 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최대한 높은 이자율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IBK연금보험 다음은 동부생명(3.75%)과 대신증권·동양증권·신한금융투자(이상 3.7%)의 순이었다. 금융 업종별로는 증권(3.55%)이 제일 금리가 높았으나 생명보험(3.52%), 은행(3.36%), 손해보험(3.34%)과 큰 차이가 없었다.

 원리금 보장형 퇴직연금은 지난해 말 기준 전체 437만7000여 가입자의 절대 다수가 선택한 상품이다. 총 퇴직연금 적립금 67조3500억원의 약 93%인 62조7200억원의 원리금이 쌓여 있다.

 보장형 적용 금리는 시중 금리에 맞춰 점차 내려가는 추세다. 정기예금보다 우대를 받는 퇴직연금 상품인데도 이젠 전체 금융사 평균이 3.44%에 그쳤다. 퇴직연금을 여기에만 굴려서는 은퇴 후에 문제가 생길 정도다.

 실제 중소 전자업체의 생산직 대리 A씨(33)가 그렇다. 2010년 8월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에 가입했다. 회사에서 나갈 때 퇴직금을 한꺼번에 받는 것(DB형)이 아니라 재직 중 분기마다 조금씩 나눠 받는 식이다. 매번 월 소득의 25%가량이 A씨의 퇴직연금 계좌에 들어온다. A씨는 ‘안전이 최고’라고 생각해 돈이 나오는 족족 1년 만기 정기예금에 가입했다. 그가 지금까지 부은 원금은 약 437만원. 여기에 이자를 합쳐 463만원이 됐다. 2년9개월간의 총 수익률이 6%가 채 안 된다. 시중금리가 자꾸 떨어지는데도 정기예금에만 매달린 결과다.

 한때는 이런 투자도 괜찮았다. 2010년 초까지만 해도 금융회사들이 퇴직연금 가입자를 유치하려고 높은 금리의 원리금 보장형 상품을 제시했다. 연 8%짜리도 있었다. 그러자 금융당국이 여기에 제동을 걸었다. 지나친 출혈 경쟁으로 금융사들의 건전성에 문제가 생길까봐서다. 그 뒤 보장형 이자율이 뚝 떨어졌다. A씨가 바로 이때 가입한 경우다.

 저금리 시대에 전문가들은 2단계 투자 계획 만들기를 추천한다. 우선 자신의 사정에 맞춰 퇴직 때까지 만들 목표 금액을 정하는 것이고, 둘째는 그에 맞춰 원리금 보장형에 얼마, 비보장형에 얼마를 투자할 것인가 하는 식의 ‘포트폴리오’를 짜는 것이다. 미래에셋증권 고재현 투자컨설팅 팀장은 “대체로 연 수익 5~7% 선에서 목표를 잡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5%와 7%가 별 차이 없어 보인다고 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30년간 매년 200만원씩을 투자한다면, 연리 5%는 30년 후에 1억3300만원이 되고 7%면 1억8900만원이 된다. 그렇다고 무조건 높은 수익을 내려 하는 것은 금물이다. 투자에는 항상 ‘고위험·고수익’ 원칙이 따르는 법. 고수익을 탐내면 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다.

 이런 점을 감안한 투자법이 ‘젊을수록 과감하게’다. 젊을 때는 손실을 봐도 앞으로 만회할 시간 여유가 있다. 그러니 젊을 때는 주식형 펀드 같은 고위험·고수익 상품 비중을 늘리고, 퇴직 시기가 가까워질수록 채권형 펀드나 원리금 보장형 같은 안전 상품에 더 많이 돈을 넣으라는 것이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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