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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정화 기능 추가 … 제습기가 똑똑해졌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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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기상청은 최근 “올여름은 무더위가 일찍 찾아오고 강수량도 많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아열대성에 가까운 고온다습한 여름 날씨가 매년 이어지면서 생활·가전용품 업체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본격적인 더위를 앞두고 에어컨·선풍기 등 냉방 가전뿐 아니라 습기를 제거하는 제습기 시장도 성장하고 있다.

 연휴를 낀 지난 주말 전자제품전문점인 롯데하이마트의 제습기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0% 늘었다. 업계에 따르면 2009년 6만 대였던 제습기 판매량은 지난해 50만 대로 급증했다. 올해는 100만 대를 바라보고 있다. 시장 규모도 2011년 400억원에서 지난해 1500억원, 올해는 4000억원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제습기 보급률도 2011년 4%에서 올해는 10%가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습기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은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와도 관련 있다. 처음에 제습기의 역할은 장마철 습기를 잡아 곰팡이를 방지한다는 데 그쳤다. 그런데 실내에서 빨래를 말리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여름뿐 아니라 봄이나 가을의 비 오는 날에도 빨래 말리는 데 제습기가 유용하다는 입소문이 났다.

민간 기상업체 케이웨더의 박선우 예보관은 “올여름은 더위보다도 비가 더 큰 영향을 주는 해가 될 것”이라며 “장마도 평년보다 다소 일찍 시작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또 선풍기와 제습기를 함께 사용하면 에어컨 같은 역할을 해 절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인기 요인이다. 우리나라보다 습도가 높은 일본의 경우 제습기 보급률이 90%가 넘는다.

 신일산업은 공기청정 기능을 추가하고 서비스 보증 기간을 2년으로 늘린 6~13L 제품 6종을 내놓았다. 대한아토피협회의 인증마크를 받아 아토피·천식 환자라는 새로운 소비자층도 겨냥했다. 신일산업 정윤석 영업본부장은 “고온다습한 기후는 아토피·천식 환자에게 치명적”이라며 “영·유아나 환자가 있는 가정에 제습기는 필수 상품이 됐다”고 말했다.

 제습기 수요가 늘어나면서 대용량 제품도 쏟아지고 있다. 하이마트 김성훈 바이어는 “지난해엔 10L가 대부분이었지만 올해는 12~13L 제품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LG전자는 13·15·30L 대용량 제품을 내놨다. 코웨이도 하루 최대 24L를 제습할 수 있는 대용량 제습기를 선보였다. 위니아만도도 하루 제습 용량 18L인 제품을 출시했다. 쿠쿠전자는 20여 분 만에 제습이 가능한 터보 제품을 내놓았다.

 제습용품 시장도 다양해졌다. 이마트는 “8~12개들이 대용량 제품으로 참숯이 들어가 탈취 효과가 있는 제품이 인기”라고 말했다.

장롱·신발장 안에 넣어두면 옷·신발이 습기로 눅눅해지거나 곰팡이가 스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장마철이 길어지면서 여름 필수품이 돼버린 성인 장화용 방습제품까지 나왔다. 애경은 장화에 넣을 수 있는 얇고 긴 직사각형 모양의 ‘홈즈 제습력 부츠용’(1켤레용 6500원)을 내놨다. 고급 숯인 비장탄을 원료로 부츠 속 발가락 끝부분까지 방습제가 들어간다.

구희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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