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 털리고 괴한 총격… 어수선한 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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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올해로 66회째를 맞는 프랑스 칸 영화제(15~26일)가 무장 괴한의 총격과 보석 도난 사건으로 어수선하게 진행되고 있다.

 개막 사흘째인 지난 17일(현지시간) 칸 시내 마르티네스 호텔 인근에 차려진 한 프랑스 방송사의 무대 세트는 두 발의 총성이 울리자 아수라장이 됐다. 신원이 알려지지 않은 한 남성이 총과 수류탄을 들고 무대 위로 난입했다. 프랑스 카날플러스 방송과 인터뷰 중이던 오스트리아 배우 크리스토프 발츠와 프랑스 배우 다니엘 오테유는 경호원들을 따라 무대 밖으로 황급히 몸을 숨겼다. 영화 ‘장고 : 분노의 추적자’와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로 올해와 2009년 두 차례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받은 발츠와 오테유는 함께 칸 영화제 심사위원을 맡고 있다.

 용의자는 현장에서 경호원과 경찰에 곧바로 체포됐다. 현지 신문 니스 마탱은 출발 신호용 권총과 주머니칼, 플라스틱 수류탄을 가진 남성이 경찰에 연행됐다고 보도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전날 밤에는 칸 영화제에서 레드카펫을 밟는 배우들에게 보석을 대여해 왔던 스위스 쇼파드사의 보석 100만 달러(약 11억원)어치가 도난당했다. 경찰에 따르면 범인은 16일 밤과 17일 새벽 사이 쇼파드 직원이 투숙 중인 칸 노보텔 호텔 방에 침입해 보석이 든 금고 전체를 떼어내 달아났다.

 고급 시계와 보석을 제조하는 쇼파드는 칸 영화제 공식 스폰서 중 하나로, 대상인 황금종려상 트로피를 제작한다. 회사 측은 “이번에 도난당한 것은 배우들에게 빌려줄 보석은 아니었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도난 사건은 공교롭게도 10대들이 패리스 힐턴 같은 할리우드 유명 연예인의 집을 터는 내용의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신작 ‘더 블링 링(The Bling Ring)’이 칸 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돼 16일 밤 시사회가 열린 직후 발생했다.

한경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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