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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사태와 소련의 환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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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지난 23일 동독 「드레스덴」에서는 돌연히 동구공산권 6개국상회담(「루마니아」불참)이 개최되었다. 이 회의에서는 주로 「바르샤바」조약기구와 「바르샤바」동맹군을 강화한다는 방침이 결의됐던 것이라고 전해지고있다.
이 회의가 갑자기 열린이유는 무엇일까. 이 회의를 통해서 자유세계는 무엇을 엿볼수 있는 것일까.
이 회의가 갑자기 열린것은 두말할 것도없이 동구전역이 지금 유례없이 동요하고 있기 때문일것이다. 「체코슬로바키아」의 정변, 「폴란드」에서의 반정부「데모」, 「부다페스트」 세계공산당협의회에서의 「루마니아」의 반란등 동구의 최근사태는 격동하고 있다. 그리고 그 심부에는 동구의 「자유화」와 「독자노선화」라는 사조가 물결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1956년 6월과 10월, 「폴란드」와 「헝가리」에서 반공의거가 있었다. 그것을 동구동요의 제1파라고 하면 이제 제2파가 휘몰아치고 있는 셈이다.
특히 금년 1월 5일부터 전락하기 시작한 「체코」의 「노보트니」일파의 퇴진은 동구동요의 새로운 진원이 되고 있다. 1956년의 「바르샤바」가 동구의 화약고로 비유되었다면 지금의 「프라하」는 1968년의 화약고로 비유될수 있을것이다.
또 「노보트니」의 충실한 부하였던 「체코」의 「얀·세이나」소장의 미국망명은 그가 「체코」국방성의 당기서기라는 중요직책을 가지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바르샤바」조약기구의 정치망명자들중 최고의 지위에있던 인물이었다는데서 그의 망명이 동구제국에 준 충격은 상상외로 컸을 것이다.
이로써 동구공산권이 갑자기 정상회담을 개최한 까닭은 결코 추측하기에 어렵지않게 되었다. 1956년 「헝가리」의거때 소련은 무려 20만대군을 투입하여 무력으로 진압했다. 최근의 동구사태에 대해 소련은 어떻게 나올것인가. 소련은 동구의 작금정세가 심장치 않음에 따라 부랴부랴 그가 「스폰서」가 되어 동독의 「올브리히트」대통령 주재하에 전기한 동구공산권 정상회담을 개최케 한 것이라고 볼수 있다. 그 목적은 다름아닌 「체코」의 이탈을 필사적으로 방지해 보자는데 있었을 것이다. 이 회외에서 「체코」의 신정권이 어떤태도를 보였는지는 자세히 알려진 것이 없다. 「체코」가 「루마니아」처럼 독자노선화의 길을 걷게 될것인지 지금으로는 속단할 수 없다.
그러나 「체코」정변의 동인이 국내적인 자유화와 대외적인 독자노선화에 있었고, 또 이러한 경향은 동구전역에서 용솟음치기 시작한 역사적인 조류인만큼 허둥지둥 취하기 시작한 소련의 강제적 제동조치가 어느 정도로 효과를 거둘것인지는 극히 의심스러운 것이다.
더우기 이 회의에 「루마니아」가 불참했다는 것은 주목할 일이다. 독자적인 노선을 재확인하고 그 체제를 굳게하고 있는 「루마니아」노선은 소련의 제동조치에 심대한 타격을 줄 것이다. 공산권의 단결과 그들의 권력구조는 날이 갈수록 퇴화돼가고 있다. 그러므로 소련의 주도권회복을 위한 노력은 환상속의 몸부림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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