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호 홈런 펑펑, 추신수의 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0면

추신수가 16일(한국시간) 마이애미와의 경기에서 4회 솔로 홈런을 쳐내고 있다. [마이애미 AP=뉴시스]

‘추신수와 그의 동료들(Choo and his teammates).’

 메이저리그 홈페이지(MLB.com)가 16일(한국시간) 신시내티-마이애미 경기를 이렇게 총평했다. 동화 ‘백설공주와 일곱난쟁이’를 패러디한 것으로, 신시내티 타선에서 추신수 혼자 돋보였다는 의미다. 기사를 쓴 데이비드 비야비센시오 기자는 ‘추신수의 밤’이라는 표현도 사용했다.

 추신수는 플로리다주 말린스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와의 경기에서 1번타자로 나서 5타수 4안타(2홈런)·2타점을 기록했다. 이날 맹타로 추신수는 출루율(0.465) 부문에서 메이저리그 전체 1위를 지켰고 OPS(출루율+장타율) 1.054로 내셔널리그 1위, 전체 2위에 올랐다. 메이저리그 OPS 1위(1.067)인 크리스 데이비스(27·볼티모어)와의 격차는 불과 0.013. 홈런(9개)과 타율(0.322)은 리그 공동 6위다.

 추신수는 이날 1회 중전안타를 치고 나간 뒤 선취 득점을 올렸다. 2회 좌전안타를 때려냈고, 1-0으로 앞선 4회 상대 선발 알레산드로 사나비아(25)의 시속 150㎞짜리 싱커를 밀어쳐 좌중월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3-0으로 앞선 6회엔 역시 싱커를 잡아당겨 우월 솔로포로 만들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추신수만 보인 경기였다. 추신수는 “(좌중월·우월 홈런의) 방향은 의도했지만 홈런을 노린 건 아니다. 정확히 쳐냈기 때문에 홈런이 됐다”고 말했다.

 신시내티는 4-0으로 이겨 중부지구 2위를 지켰다. 1위 세인트루이스와는 2.5경기 차이다. 지난해 말 신시내티는 추신수를 트레이드해 오며 “우승을 위해 확실한 1번타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클리블랜드에서 주로 3번으로 활약했던 추신수에게 장타보다는 출루를 기대했다.

 추신수는 1번타자가 아닌 ‘1위 타자’로 활약하고 있다. 신시내티에는 2012년 리그 최우수선수(MVP) 조이 보토(30)를 비롯해 실버슬러거(포지션에서 가장 타격이 뛰어난 선수에게 주는 상) 수상자 브랜든 필립스(32·2011년), 제이 브루스(27·2012년)가 있다. 최강의 중심타선 앞에 추신수를 배치하는 게 신시내티의 전략이지만 지금은 추신수가 맨 앞에서 이들을 이끌고 있다. 개막 직후부터 홈런·OPS 부문 팀 1위가 추신수다.

이형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