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C 터에 세계최고 빌딩 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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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테러'로 사라진 뉴욕의 세계무역센터(WTC) 자리에 세계 최고층 빌딩이 들어선다.

WTC터 재건축 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맨해튼 남부개발공사(LMDC)는 지난해 12월 18일 9개의 설계 후보작을 선정한 이후 심사를 거듭한 결과 두개의 작품을 최종 결선에 올렸다고 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지난해 국제 공모에 응한 4백7개 작품이 두개로 압축된 것이다.

싱크팀과 다니엘 리베스킨트 스튜디오가 낸 작품인데, 둘 다 현재 세계 최고 건물인 말레이시아의 페트로나스 쌍둥이 빌딩(4백45m)보다 더 높다.

뉴욕에서 활동 중인 건축가 라파엘 비놀리와 프레드릭 슈워츠가 이끄는 싱크팀은 모두 3개의 작품을 응모해 그 중 하나가 최종 결선에 올랐다. 이 설계안은 무너진 WTC 쌍둥이 빌딩을 연상케 하는 두개의 '문화의 탑(Towers of Culture)'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격자무늬의 이 쌍둥이 구조물은 높이가 5백m에 이르며 그 안은 국제회의장.공연센터 등으로 채운다는 계획이다. 테러희생자 추모를 위한 공간은 박물관과 함께 한 가운데 자리잡는다는 구상이다. 문화의 탑 주변엔 9개의 상업용 빌딩이 포진하게 된다.

독일인 건축가 다니엘 리베스킨트의 작품은 5백33m의 첨탑과 둥글고 각진 기하학적 구조를 지닌 5개의 타워가 특징이다. 그 주위에 보다 작은 빌딩을 겹겹이 세운 설계안은 현대적 이미지를 한껏 담고 있다. 이 작품 역시 WTC 빌딩이 사라져 지금은 빈터로 남아 있는 '그라운드 제로'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추모공원을 가운데 배치하고 있다.

LMDC는 그동안 웹 사이트(lowermanhattan.info)를 통해 1만2천건의 의견을 접수했으며, 결선에 오른 두 작품 선정에는 전문가들의 식견과 함께 일반인들의 평가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두 작품은 오는 7일부터 WTC터와 인접한 월드파이낸셜센터 내 윈터 가든에서 전시되는데, 당선작은 이달 말께 확정될 예정이다.

뉴욕=심상복 특파원

<사진설명>
뉴욕 세계무역센터(WTC) 대체 건축물 디자인 공모에서 4일 최종 후보로 선정된 건축가 집단 '싱크(THINK)'의 작품(左)과 건축가 다니얼 리베스킨트의 작품. 모두 세계 최고(最高)의 건물로 디자인했다. [뉴욕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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