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의 새로운 비즈니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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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 비켜라, 클린턴 주식회사가 오고 있다.

빌 클린턴이 1년에 5천만 달러라는 거금을 출연료로 받고 낮시간 TV 토크쇼를 진행하는 문제를 놓고 NBC 측과 협상중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그리고 영상업계 거물들은 이미 이 엄청난 돈이 가리키는 것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아직 레지스 풍 넥타이의 출시나 '빌의 바베큐 소스'같은 것들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억지감이 없지 않지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자신을 차세대 마사 스튜어트로 변모시킬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히 생각할 수 있다.

이미 클린턴은 자신의 브랜드를 이용해 연설 한번에 10만 달러를 요구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현재 1천만 달러 이상의 기록적인 선금을 받고 2003년에 출간 예정인 회고록을 집필중이다. 이는 아칸소 주지사 연금으로 55세부터 매년 받게될 1만 8천 달러와 매년 16만 1천 2백 달러의 대통령 평생연금 외의 별도 수익인 셈이다.

하지만 만일 클린턴이 TV 토크쇼에서 성공해 미디어 왕국을 건설하게 되면 이 모든 돈도 '껌값'에 지나지 않게 된다. 예컨대 '오프라 윈프리 쇼'는 연 소득으로 3억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다. 그녀의 잡지 '오'는 2백 5십만에 달하는 독자층을 보유하고 있으며 연간 1억 4천만 달러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마사 역시 뒤지지 않는다. TV쇼, '마사 스튜어트 리빙' 잡지, 서적, 가정을 꾸리는 요령들로 이루어진 인터넷 홈페이지 어느 쪽에서도 오프라 윈프리에 버금간다. 업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50대 여성들 중 한명인 스튜어트는 2000년에는 연 소득 2억 8천 6백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아직 자신의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면 빌 클린턴의 이름을 딴 식품들을 생각해보자. 클린턴은 먹는 걸 즐긴다. 안그런가? 영화배우 폴 뉴먼은 자신이 영화에서 보다 샐러드 드레싱으로 더 많이 돈을 번다고 종종 농담을 한다. '뉴먼즈 오운(Newman's Own)'이라는 그의 홈페이지에 따르면 그는 세금을 제한 수익 전액을 자선단체에 기부하며 그 액수가 1억 2천 5백만 달러에 달한다고 알려졌다.

드폴 대학의 마케팅 담당 교수이자 '대통령의 마케팅', '선거운동 전략으로서의 정치마케팅' 같은 책들의 저자인 브루스 뉴먼은 "클린턴은 업계에서 소위 '브랜드 자산'을 지니고 있다. 그는 유명인사의 지위나 성적 매력같은 연예인의 모든 속성을 지녔다. 클린턴은 끝없이 이루어 낼 수 있는 사람인 셈" 이라고 지적했다.

캘리포니아 산타 아나의 개인 브랜딩 거물 피터 몬토야는 "클린턴은 패스트푸드 식당에 대한 안내책자나 정계에서 성공하는 방법에 대한 책을 낼 생각까지 하고 있을 수 있다"며 "마 클린턴은 잡지 한 권을 출판해서 '빌'이란 이름을 붙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스갯소리를 던졌다.

클린턴의 왕국은 많은 공감대 속에 토크쇼 셋트장의 마이크에서 시작하게 될 것이다. 사람에 따라 그를 좋아할 수도 또 싫어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이 인정하는 사실은 그가 사람들과 사귀는데 명수라는 점이다.

몬토야는 "클린턴은 오프라 윈프리가 자기 몸무게에 대해 얘기하듯 자신의 신변에 관한 내용을 다룰 수도 있다. 그는 방청석으로 걸어내려가 무릎을 꿇고 방청객 어깨에 손을 얹고 자신의 관심을 표현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만일 제리 스프링거 쇼의 초대손님들이 서로 물어 뜯고 싸운다면 클린턴은 게스트들간의 화해 무드를 조성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몬토야는 말했다. 하물며 남부사람들과 소수 인종 및 여성들 사이에서도 인기를 누리고 있는 클린턴은 몰려든 청중에게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소재들을 갖고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몬토야는 "그는 사람들이 담장을 고치거나 관계의 문제를 해결하는 장소으로서의 토크쇼를 진행할 수도 있다"며 "'오프라'라는 브랜드는 여권 신장운동의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친구들'의 권한 신장의 리더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쇼에 출연할 수 있는 초대손님들은 끝이 없다. 그는 할리우드와도 깊은 인연이 있어서 바브라 스트라이잰드와 알렉 볼드윈 같은 연예인들을 초대하는데도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다. 어떤 면에서 보면 그에겐 쇼 진행자가 안성맞춤인 셈이다.

뉴욕의 디마시모 브랜드 광고 회사의 최고경영자 마크 디마시모는 "클린턴이 거물 초대손님들을 모을 수 있겠는가? 당연히 그렇다. 내 생각엔 그는 크게 성공할 것이다. 하지만 그의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권위를 돈을 맞바꾸어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그리고 앞으로 한 문구를 떠올려 보자. '토크쇼는 사랑을 싣고'. 소위 재회를 위한 쇼인데 출연자는 빌클린턴과 모니카 르윈스키, 힐러리 클린턴과 린다 트립이 될 것이다.

빌, 우리는 당신이 우리의 고통을 공감하는걸 알고 있다. 우리 또한 당신의 고통을 이해한다.

Martine Costello (CNN/Money) / 김내은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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