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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이용(2)부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부엌은 주부의 정다운일터. 가족 누구나가 자유롭게 드나들며 음식을 취할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부엌은 가장 능률적이고 위생적인 곳이 돼야함에도 실은 그와 정반대. 우리 주택중 가장 뒤떨어졌교 큰문젯점을 지니고있는데가 부엌이다.
남자들은 아예 부엌을 가까이 해선 안되는걸로 알았다. 봉건제도의 낡은관습 때문이다. 주부마저 부엌을 식모란 제3자에게 맡켜 그 개선을 꾀하지않았다. 하지만, 식모 제도는 미구에 우리 가정으로부터 추방되지 않을수 없다는 예견이다. 지금 식모는 구하기 어렵지만 수년 안으로 못 구하게 될것이다.
지금 부엌은 주부의 차지로 돌아오는 과도기에있다. 주부를 부엌으로부터 해방시키고 가족이 공동으로 이용하는 부엌본연의 임무를 되찾는 징검다리위에 서 있다. 여기 해묵은 떼를 벗고 쇄신하지 않을수없는 부엌의 고민이 있다. 연료, 난방, 음식과도 복잡하게 얽혀있는 부엌의 구조다.
재래 부엌은 마루나 거실보다 1「미터」쯤 깊다. 신을 신은채로 들어가 일한다. 부뚜막이낮아 허리를 굽히고 음식을 만든다. 이런 불편은 불하나로 음식도 끓이고 방도 덥히기 위한아궁이의 위치때문이다.
능률적인 부엌으로 개조하기위해 취사와 난방은 따로따로 하자는 의견이 높아지고 있다.부엌의 합리화를 연구하는 장명욱(서울대 사대가정과교수) 여사는 실험결과 연료비가 더안든다고 장담한다. 가장싸고 대중적인 연탄의 경우, 난방용아궁이의 관리를 잘하면 방열이없어 방이 뜨거운 반면에 거기서 남는 비용을 취사용 연료비로 쓴다는 계산이다. 취사용은 석유난로로 충분하고, 특히 여름철에 연탄을 온종일 태워없애지 않게된다. 전기, 혹은 「개스」를 쓴다면 부엌은 아주 편리하고 간편해진다.
그러나 아직 서민층에선 어려운 형편. 연탄을 쓰더라도 난방의 재래방법만은 다시 생각해 봐야한다는 장교수의 뜻이있다.
취사용으로 연탄을 때지않을때도 부엌은 자연과학화하기 마련이다. 우선 부엌바닥을 거실과같은 높이로 올릴수있다. 지금 우리의 생활공간과 격리해있는 부엌을 거실이웃으로 이끌어 들이게된다. 그래서 부엌은 주부가 독점할게 아니요, 가족전체가 불편없이 드나드는 공동의 소유. 나아가 부엌이자 곧 식당이될수있다.
숙대 가정대학은 재래부엌과 개량부엌을 비교,주부가 부엌에서 소모하는 「에너지」계산해냈다. 즉 한끼에 움직이는길이(동선)가 개량부엌에서 35미터, 재래부엌에서 69미터.
그뿐이 아니다. 허리를 굽히고 1백80도 돌며 일하자니 몇배 피로가 더온다.
또 혈압이 오르고 생리적 장애등 주부의 건강을 해친다. 한국여성이 쉬 늙는 이유 가운데 이점을 묵과 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하물며 연탄냄새에 의한 피해랴. 건축가 김중업씨는 부엌은 하루빨리 개선돼야 한다고말한다. 부엌위의 다락은 장이나 선반으로 개조되고.
부엌크기는 식솔에따라 다르겠으나 1.5∼2평.
식당을 겸한다면 3∼4평정도. 부엌가구의 배치는 가장 왕래가 잦은 수도·조리대·부뚜막을 중심으로 놓는다. 식료품을 들여오면 개수대(싱크)가 입구옆에 있어야겠고, 다음은 조리대. 끓이고 굽고 무치는데 필요한 판을 겸하는데 그 앞에 조미료가 갖춰있는게 당연하다. 그 다음에 불(방열대)이 있고 다시 다된 음식을 식탁에 운반하기 직전의 작업대 같은게 필요할것이다. 이때「후드」(환기장치) 는 반드시 해야할 시설.
조리대니 실겆이통의 높이는 신장의 절반-80센티내외가 편하다. 그 밑공간에는 서랍과 장을 달아 소도구를 넣고 벽면에는 선반(문을 단)을 가득 붙여 놓으면 부엌의 모든 집물을 개운히 수장 할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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