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반공용사들의 애국적 긍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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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지난 21일 밤 수도 서울에 침공해 왔던 남하공비에 대한작전은 이제 최종단계에 들어서 그 무리들의 박멸도 시간문제가 되었다.
그러나 이 작전 과정에선 우리측의 고귀한 희생도 뒤따랐다. 직접 군사소탕 작전에서 희생된 군경을 비롯하여 맨 주먹으로 남하 공비와 싸우다 희생된 민간인도 있다. 지금까지 밝혀진 바로는 그 동안의 전사자 16명 가운데는 민간인 6명이, 그리고 부상자 33명 가운데는 민간인 1명이 각각 포함되어 있다.
최규식 종로경찰서장, 이익수 15연대장, 민간인 이용선씨 등의 전사가 얼마나 장렬하였고 그 조국방위에의 지성이 또한 얼마나 고귀하였는가는 여기에 매거할 필요조차 없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각별히 주의를 환기시키고자 하는 바는 이번 소용돌이 속에서 거의 완벽한 반공의 실천적 결의를 목숨을 바치고 표시한 민간인들의 사기를 어떻게 계속 고무시켜 주느냐하는 것이다. 물론 군·경의 노고가 덜하였고 그 희생이 민간인의 경우만큼 의대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나 맨주먹으로 남하공비와 싸운 민간반공용사의 추앙은 그것이 전국민적인 반공태세의 정비에 있어서 극히 중대한 선도적 역할을 다할 것임에서 매우 긴요하다.
법 원리의 우형제, 북괴「게릴라」와 격투 끝에 흉탄에 쓰러진 홍제동의 이용선씨 등엔 이미 상당한 국민적 경의가 표해지고 있는 줄 아나 우리는 그들의 용감성과 실천적 반공 의식을 무한히 찬양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희생된 민간인에 대해서는 그 어느 경우이든 정중한 장례와 성심의 보상으로 보답해 주어야 할 것이다.
흔히 군사작전이 전개되고 있는 동안에는 이 무명의 민간용사들의 희생이 빛을 잃기가 쉽다. 그러나 이번 경우는 원초적으로 반공이라는 것이 군·경의 힘 만으론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욱더 민간용사들의 사기는 고취되어 마땅할 것이고 또 그래야지만 반공은 유효한 전국민적 기반을 얻게 될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첨가하여 말하고 싶은 것은 간첩으로 오인되어 희생된 민간인의 장례나 보장도 앞의 경우 못지 않게 성의를 다해야 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이번 경우를 보면 무수한 시민들이 적의 동태를 당국에 신고하여 왔다. 이 무수한 반공시민 가운데서도 적의 동태에 관해 결정적인 정보를 제보한 사람들에게는 상당한 보답을 베풀어야 할 것이라는 것이 우리의 의견이다.
어떻게 보면 이러한 우리의 주장은 모처럼의 민간반공투쟁을 물질적 보답으로만 찬양하라는 말같이 들릴지 모르나 그것은 반드시 그렇지가 않다. 우리가 염원하는 바는 그렇듯 용맹하였던 시민들에게 정부가 성의를 표함으로써 민간의 정신적 반공태세는 더욱더 완벽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앞에서도 지적했지만 반공은 누구의 독단물이 아니다. 전국민의 협력과 실천적 태세로써 비로소 완전해진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많은 반공시민들이 행동으로 나타낸 반공정신은 끝없이 찬양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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