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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조문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31명이면 소대병역도 넘는다.
휴전선을 돌파, 이들은 대통령관저 바로 울타리께 까지 왔다.
▲문=휴전선 방책을 어떻게 지나 왔는가?
▲답=18일밤, 방책을 가위로 자르고 통과 했다. 임진강은 얼음판이어서 쉽게 건널수있었다. 그날밤은 법원리 부근 미타산에서새웠다.
김신조 (북괴유격대원) 는 가슴이 덜컹 내려 앉는 이야기를 너무도 태연히 지껄인다. 뒷짐 (쇠고랑을 찬탓?) 까지지고 말하는 폼은 사뭇 더충격적이다.
▲문=법원리에서 서울까지 어떻게 왔나?
▲답=「앵무봉」·「느고산」·「비봉」 을 지나 산을타고 세검정까지 들어 왔다. 아무 저항도 받지 않았다. 만난 사람도 없다.
19일 밤은 「비봉」 아래서, 20일밤은 「비봉」 꼭대기에서….
이건 「개릴라」 가 쳐들어온 얘기라기 보다는 산악대원의 등산담이다. 산도 그렇게 쉽게 오르락 내리락 할수는 없다.
「게릴라」 의 서울항각은 「암행어사」라도 출두한것같다. 포도대장을 보고는『너 까불면 재미없어!』라고 으르렁거렸고,포도군사에게는 『기관원!』 이라는 마패를 들이댔다.
몇가지 어처구니없는 구멍들이 여기저기 훤하게 들여다보인다.
「가위」만 있으면 뚝뚝 자를수있는 휴전선 방책, 초병은 한데를보고 있는「임진강변」, 일도간이로 서울까지 올수있는「게릴라·하이웨이」,작전상 별전여과의 보도관제기관원행세….
지난해 「이스라엘」」 군에의해 박살이난「아랍」군의 이야기가 있었다. 본사특파지의 현지 보도에 따르면, 그전쟁일보전의 긴박한 상황속에서도 「아랍」 군수뇌들은 「카이로」 근교 「기자」 의 「골프」 장에서「유한」을 즐기고 있었다. 아무리 얼간이 적이라도 그런 허점을 넘보지 않을리가 없다. 설마 우리에게 그런 「유섬허점」 이야없었겠지만….
한 기자는 또물었다.
▲문=실패할때는 어찌하려고했나
▲답=실패 하리라 생각 안했다. 그리고 죽음을 각오했다.
이쯤되면 이편은 놀림을 당하는 기분이다. 아뭏든 제아무리 결사대라도 두손을 번쩍 드는「특별기관원」이라도 있어야지, 두근거리는 가슴을 억누를길이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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