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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의 후퇴경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존슨」 미국대통령의「달러」방위조치로시작된 68년의 세계경제는 차츰 파동요인을 형성해가고 있는것같다. 작년의 「파운드」평가절하로 비롯된 세계경제의 불안은 이제 그절정에 이르고 있다고보아 무방할 것이다. 지속적인 호경기를 구가하던 선진경제가「인플레」와 성장률의 후퇴를 겪지 않을수 없었던 67년에 이미 세계경제는 일반적인 후퇴국면에 접어든 것이다. 선진경제중 일본과 이태리만 계속 고도성장을 지속했을뿐 대부분은 성장률이 크게 후퇴하는 반면 물가상승을 겪지 않을수 없었다.
이렇게 일반적인 후퇴과정에 접어들지않을수없었던 원인은 나라마다 다른 것이라할수있겠으나 보다 기본적인 원인은 완전고용의 장기적인 지속이 어렵다는 자본주의경제의 내재적인 모순에 있다고 할 것이다. 지속적인 성장과 고압상태는 필연적으로 임금과물가의 악순환을 촉발하는것이며 국제지수의 적자를 확대시킬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악순환을 단절하기위해서 이른바 소득정책이 추구되기도하지만 그것은「스트라이크」를 유발시켜 오히려 경제를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그대표적인예가 영국이라할수있으며 때문에 영국은 고전적인 조절수법인평가절하를 감행하기에 이른 것이다.
그러나 「파운드」와 「금리」라는 2인3각체제의 세계통화제도는 「파운드」 화의 평가절하로「달러」의 부담을 가중시키게 되었다.
더우기 「달러」는「베트남」전의 확대와 해외투자의 격증으로 더욱 약화되고 있던상태였으므로 환자에 대한 가일격격으로 「파운드」화의 평가절하가「달러」의 신인을 크게 저상
시킨 것이다. 이미 미국은 금보유고가 법정준비고에 접근될만큼 감소되고 있는것이며 67년말현재 1백10여억불밖에 남지 않았다.
그러나 금가에대한 신인이흔들림에 따라서「골드·러쉬」가 계속되고있는반면 화폐용금의 순증가는 거의 없으므로 국제유동성부족은 더욱 격하될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나마 금평가의재조정을 기피하는 미국은 오히려「달러」 방위조치를 강화하는반면 금준비제도를 포기하려하고있다. 비록 미국이 금준비제도를 포기한다 하더라도, 미국이 공급할수있는 금보유액은 1백10억「달러」밖에되지않는다. 물론 금「풀」제도를 선용하는데 선진국이협조한다면 당분간 금가격을「온스」 당 35불로 유지할수는있을것이나 금평가의 장기적신인이 흔들리고있는마당에서 순조로운 협조를 기대할수는 없을것이다.
따라서 새로 창설하기로한 IMF의 SDR에 기대하는바 큰것이나 그것이 빨리실시될 전망은 보이지 않는것같다. 이러한 유동성부족과국제수지문제는 새로운 세계경제동향을 태동시키고 있다. 각국마다 수출을 촉진시키는반면 수입을 절제하여 자국경제를 보호하려들고 있으며이를 지원하기 위해서 금리인상 재정삭감등 조치를 취해가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은진실로 염려스러운 경향이라하지 않을수없다. 이른바 근린궁핍화정책이 시대착오적인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한 것이다. 더우기 자유경제를 선도해온 미국이 수입세를 3% 인상시키고 수출에 더해서는 조세를 회부해주려 하고 있으며 또한 수입제한조치를 강화시킬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미국의 보호주의화가 「베트남」전과 「인플레」 및 국제수지악화때문에정치적으로 불가피하다는 점을 이해하지 못하는바 아니나 그것이 미치는 국제경제에의 영향으로 보아, 마땅하지 못한것도숨길수는 없는 것이다.
선진국간의 보호주의적인 악순환은 더욱 세계경제를 후퇴시킬것이며 필연적으로 후진국을
수탈하려는 노력을 가중시킬 것이다. 오늘의 세계경제는 유동성문제, 남북문제 그리고 자유무역문제라는 세가지 과제를 안고있는 것이나 선진국의 보호주의는 이러한세계의 이상을 송두리째 짓밟을 과정을 마련할 것이다.
차츰 격화되는 수출경쟁과자본구득난및 후진지역의 상품시장화 경향등을 우리로서는예리하게 검토하는바 있어야할 것이다. 자칫 잘못하면 세계경제조류에 외면한채로 선진국의 이용물이 될 가능성이 있기때문이다.
세계경제가 일반적인 후퇴과정에 접어들고 있는데 이를 외면하고 우리만 고도성장을 추구할때 어떤 결과가나올것인지 시급히 연구해야할 것이다. 우리의 고도성장정책을 이용하여 상품시장화를노리는 경향은 없을것인가. 더욱 비싼 고금리로 차관해서 고도성장을 지속시킬 가치가 있는가, 격화되는 국제환경에서 수출계획이 성공할수있는가,「달러」의 평가절하로 보유외환가치를 앉아서 상실할 염려는 없는가 등등검토해야할 사항은 산적해있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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