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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북 사이트 회원 1800명 수사 … 200명은 신원 파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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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국제 해커집단 어나니머스(Anonymous)가 북한의 대남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 등을 해킹해 공개한 가입자 중 1800여 명이 공안당국의 수사 대상에 오른 것으로 8일 확인됐다.

 공안당국은 특히 이들 중 200여 명의 신원을 파악했으며 그중 10여 명은 적극적으로 종북 사이트 등에 가입해 활동한 사실을 확인하고 집중 수사 중이다. 어나니머스는 지난달 4~20일 ‘우리민족끼리’에 가입한 1만5217명의 회원 아이디와 e메일 주소 등 총 2만4000여 명의 정보를 공개했었다.

 8일 검찰·경찰·국가정보원 등에 따르면 공안당국은 지난달 초 어나니머스가 공개한 종북 사이트 가입자 전체 명단을 확보해 이들의 인터넷 사이트 활동내역을 분석했다. 그 결과 북한 체제를 선전하거나 북한 정책에 일방적으로 동조하는 내용의 글을 올린 사람 1800여 명을 수사 대상으로 압축했다. 한 수사 관계자는 “일단 이들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관련 수사 대상자”라고 말했다. 공안당국은 이들이 인터넷상이나 오프라인상에서 어떤 활동을 했는지와 함께 명의 도용 여부도 조사 중이다. 공안당국은 신원이 파악된 200명 중 10여 명이 적극적으로 북한의 대남선전용 웹사이트에 가입해 적극적으로 활동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들 10여 명은 국내에서 친북 성향으로 분류되는 정당이나 단체에 가입한 사실도 확인했다. 통합진보당 소속으로 인터넷언론 기자로 활동했던 김모(39)씨가 대표적이다. 중앙일보 취재 결과 김씨는 최근까지 한·미 연합 군사훈련인 ‘키리졸브 훈련’의 부당성과 북한 인공위성 개발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글을 인터넷 사이트에 수차례 실었다. 김씨 외에 전·현직 전교조 교사, 민주노총 간부 등의 활동 내역도 확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안당국은 일단 ‘우리민족끼리’ 홈페이지 등 인터넷 사이트에 이적성이 있는 글을 올린 가입자에게는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죄(7조1항, 7년 이하 징역형)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안당국은 또 10여 명과는 별도로 또 다른 4명이 지난 대선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국정원 여직원 김모(29)씨가 활동했던 인터넷 사이트 ‘오늘의 유머’(오유)에 가입해 활동한 사실을 확인했다. 수사 기관이 파악한 4명은 김모(아이디 m********@naver.com), 한모s********@naver.com), 조모(q*******@nate.com), 강모(c*****@hotmail.com) 씨 등이다. 이들은 ‘우리민족끼리’ 등 친북 사이트에 가입한 e메일 계정을 오유에서 그대로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 관계자는 “이들이 올린 글들은 대부분 삭제된 상태”라며 “향후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삭제된 글을 복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공안당국은 어나니머스가 지난달 16일 추가로 가입자 명단을 공개한 ‘백두한라닷컴’ 회원 방모(아이디 i*********@daum.net)씨도 수사 중이다. 방씨는 2011년 종북카페 ‘세계*****’를 운영한 혐의로 경찰에 적발돼 유죄판결을 받았었다. 방씨는 인터넷에 ‘김정일 위원장 생일 맞아 통일강성대국 반드시 세우자’, ‘해외동포들의 자애로운 어버이이신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장군님께 삼가 드립니다’ 등 노골적으로 북한을 찬양하는 글 400여 편을 올렸다. 그는 오유에도 가입해 활동해 왔다.

 공안당국은 나머지 1600명에 대한 신원 파악도 병행하고 있어 집중 수사 대상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지은 기자

◆ 어나니머스 공개 종북 사이트 회원

▶ 우리민족끼리(uriminzokkiri.com) - 1차 9001명(4월 4일), 2차 6216명(4월 6일)

▶ 백두한라닷컴(paekdu-hanna.com) - 80명(4월 16일)

▶ 민족통신(minjok.com) - 18명(4월 16일)

▶ 려명(ryomyong.com) - 1235명(4월 19일)

▶ 조선신보(chosonsinbo.com) - 1차 3530명(4월 19일), 2차 3531명(4월 20일)

▶ 재미동포전국연합회(kancc.org) - 1차 130명(4월 19일), 2차 260명(4월 20일)

* 총 2만4001명(현재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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