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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물질적인 면에서 북한에 더 큰 영향력 발휘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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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 언론으로부터 ‘철의 여인(Iron Lady)’이란 별명을 선사받았다.

 6일(현지시간) CBS가 박 대통령과 인터뷰를 한 뒤 아시아의 ‘철의 여인(Iron Lady)’이라고 소개한 데 이어 NBC도 ‘남한의 철의 여인, 워싱턴에 오다’라는 기사를 보도했다. 미국 정치전문 주간지 ‘내셔널저널(NJ)’은 박 대통령이 ‘철의 여인’이 된 요인들을 분석한 기사를 싣기도 했다.

 NJ는 박 대통령이 ‘강인함으로 명성을 얻은 보수주의자’라는 면에서 타계한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와 비슷하다고 설명하면서 ▶통치자 일가에서 태어나 부모가 모두 암살당했다는 ‘수퍼히어로(superhero)’의 탄생 비화를 가졌다는 점 ▶박정희 전 대통령이 숨졌다는 소식을 듣고 처음 한 말이 “휴전선은 괜찮습니까?”였을 정도로 실리적이라는 점 ▶2006년 대선 때 얼굴에 커터칼 테러를 당하고도 10일 만에 유세장에 복귀했을 만큼 굳세다는 점 ▶북한에 대해 돌려서 말하지 않는다는 점 등을 꼽았다. NJ는 “비판자들은 박 대통령을 ‘얼음 공주’라고 부른다”고도 소개했다.

 이런 평가 속에 박 대통령은 7일 오후(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뒤 워싱턴포스트(WP)의 랠리 웨이마우스 선임부편집장 등과 인터뷰를 했다.

 CBS에 이어 순방 중 미국 언론과 한 두 번째 인터뷰다.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은 대북문제에 대한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고, 일본의 잘못된 역사인식을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이 변화하기 위해서는 북한이 올바른 길을 선택해야 하며, 중국은 북한이 올바른 길을 선택하도록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일 관계와 관련해선 “일본이 거울을 보고 책임 있는 역사의식을 가져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음은 문답.

 ▶WP=대통령께선 중국의 새로운 주석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조만간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중국은 최근 북한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중국이 북한의 핵 야망을 억제하는 데 있어서 한국 정부 및 미국과 더 협력할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하나.

 ▶박 대통령=중국 시진핑 주석과 만나면 북한 핵 문제와 동북아에 어떻게 하면 빨리 평화와 안정을 찾을 수 있는지에 대해 솔직한 대화를 나눠보고 싶다. 북한이 지금 다른 국제사회에 책임 있는 일원이 되는 올바른 방향을 택하지 않고 저렇게 갈 때 북한의 미래가 있겠는가에 대해 솔직한 대화를 나눠보고 싶다.

 ▶WP=중국이 무엇을 더 할 수 있을까.

 ▶박 대통령="물론 중국이 모든 것을 다 할 수도 없고, 중국도 스스로 모든 것을 다 할 수 없다고 이야기를 항상 한다. 다만 물질적인 면에서도 영향력을 미칠 수 있고 중국이 개방하고 개혁해서 성장하고 발전하는 모습이 북한한테는 굉장히 좋은 모델이 되지 않겠나.”

 ▶WP=물질적인 부분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박 대통령="북한은 중국에 많이 의존하고 있다.”

 ▶WP=한국과 일본의 관계를 어떻게 평가하나.

 ▶박 대통령="사실 8년 전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를 한 기억이 나는데, 그때도 북한 핵 위기가 있었고 일본의 독도에 대한 발언으로 긴장이 고조된 상황이었다. 8년이 지난 지금도 조금도 개선되지 않았다는 것이 상당히 답답하고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일본하고는 자유민주주의라든가 시장경제주의 등의 가치를 공유하면서 협력할 일이 많은 나라다. 이렇게 과거의 상처를 들쑤셔서 국민의 상처가 덧나게 하고, 좀 더 힘있게 나갈 수 있는데 발목을 잡는 것은 잘못이다.”

 ▶WP=북한 지도자를 만날 의사가 있나.

 ▶박 대통령="(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는) 어떤 경우라도 북한과의 대화의 창은 항상 열어놓고 있겠다,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해서 나와라 하는 뜻이 담겨 있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그렇게 해서 무슨 효과가 있겠는가.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는 한국 속담이 있다.”

워싱턴=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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